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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미술전 - 다시 보다>

- 코로나를 앓고 난 직후 소마미술관

by 서서희

<한국근현대미술전 - 다시 보다>

- 코로나를 앓고 난 직후 소마미술관


사진, 글 서서희


코로나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 코로나에 걸렸다. 남편이 먼저 걸리고 나도 같이 걸려서 일주일을 꼬박 집에서 근신하다가 오늘 처음 밖으로 나갔다. 격리 기간이 끝나서이기도 하고, 아침에 검사를 하니 한 줄(음성)이 나와서 친구들과 만났다. 미술관 요금이 50%라고 하여 거의 한 달 전에 한 약속이었는데, 어제까지가 격리였어서 다행히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폭염 수준이어서 내리쬐는 햇볕이 장난이 아니었다. 냉방이 잘된 전철을 타고 햇빛을 피해 그늘로만 다녔고, 미술관 안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할 지경이었는데도 폭염을 피할 수는 없었다. 코로나 증세가 심하지 않았다고 안심하고 나갔는데, 코로나 여파였는지 전시를 그냥 훑기만 하면서 지나갔는데도 5전시관까지 보고 나니 눈이 퀭해지고 기운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전시회 보는 것을 빨리 마무리 짓고 점심과 커피와 수다로 정신을 차린 후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집에 오니 다 나은 줄 알고 운동을 다녀온 남편이 글을 쓰는 지금 침대에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소마미술관 <한국근현대미술전 - 다시 보다> 전시에서는 박래현 화가의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김기창 화백의 부인이라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름만 들었던 화가 나혜석, 교과서에서 배웠고 연극에서 그 시대 나혜석이 어떤 여성이었는지는 알았지만 직접 작품을 보게 된 것이 인상 깊었다.

오늘 전시는 그림도 그림이지만 이들 화가들이 한 말들 중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많았다.


장욱진 - <나는 심플하다>

이중섭 - 예술은 진실의 힘이 비바람을 이긴 기록이다

문신 -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서민과 같이 생활하고 신처럼 창조한다

김환기 - 예술은 이론을 초월하는데 묘미가 있다

나혜석 - 조선의 남성들아! 그대들은 인형을 원하는가? 늙지도 화내지도 않고 당신들이 원할 때만 안아줘도 항상 방긋 웃는 인형 말이오. 나는 그대들의 노리개를 거부하오. 내 몸이 불꽃으로 타올라 한 줌 재가 될지언정 언젠가 먼 훗날 나의 피와 외침이 이 땅에 뿌려져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김기창 -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미 고인이 된 아내(박래현)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게 유감스럽고 또 내 아이들과 친구들의 대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하는 것이 한이라면 한이지요.


여름방학이어서인지 할인 행사를 하는 미술관 전시가 많은 것 같다. 여름휴가를 시원하게 냉방이 잘 된 미술관에서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하겠다.


가족도 배운성.jpg <가족도> 배운성
김종영 작품 68-1.jpg <작품 68-1> 김종영
김환기 산.jpg <산> 김환기
나혜석 시흥 녹동서원.jpg <시흥 녹동서원> 나혜석
문신 무제.jpg <무제> 문신
박래현 이른 아침.jpg <이른 아침> 박래현
박생광 토기.jpg <토기> 박생광
박수근 골목 안.jpg <골목 안> 박수근
분노하는 인민 변월룡.jpg <분노하는 인민> 변월룡
이응노 군상.jpg <군상> 이응노
이중섭 물고기와 나뭇잎.jpg <물고기와 나뭇잎> 이중섭
이쾌대 자화상.jpg <자화상> 이쾌대
장욱진 새.jpg <새> 장욱진
황용엽.jpg <인간> 황용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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