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에 새들이 별로 없어요...
- 천수만 : 삵, 쇠검은머리쑥새, 스윈호오목눈이, 때까치, 흰눈썹울새
천수만에 새들이 별로 없어요...
- 천수만 : 삵, 쇠검은머리쑥새, 스윈호오목눈이, 때까치, 흰눈썹울새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흰눈썹울새를 보러 천수만으로 갔다
작년에 태안 한 달 살기를 하면서
다양한 모습의 흰눈썹울새를 만났다
올해도 잘 있는지 보러 천수만 B 지구로...
아침 일찍 갈대숲이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준 것은 삵이었다
자동차 앞쪽 풀숲에서 어슬렁어슬렁
유유히 걸어와 강물 쪽으로 사라졌다
삵은 뛰는 법이 없는 것 같다
걸어와서 방향을 틀어 사라졌는데
다니던 길이 아니었는지 다시 나와
자기가 다니던 길로 사라졌다
삵은 우리를 반겨줬는데
새들은 우리를 반겨주지 않았다
검은머리쑥새도 많았고 쇠붉은뺨멧새도
스윈호오목눈이도 많았는데...
오늘은 검은머리쑥새 몇 마리 날아와
갈대 꼭대기에 앉았다 가고
잘 보이지 않던 쇠검은머리쑥새가 두세 마리 반기고
웬일로 스윈호오목눈이도 세 마리쯤...
난데없이 때까치가 나타났다
맹금류라 새들이 도망갈 줄 알았는데
작은 새들이 때까치가 옆에 있는데도
갈대 위에 올라가 때까치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때까치가 우리 쪽으로 날아오더니
벌레 한 마리를 잡아먹고는 날아갔다
때까치가 새라도 잡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풀숲에서 움직임이 있어 보니 흰눈썹울새였다
물가에서 한 마리, 갈대숲에서 한 마리
두 마리가 있는듯하다
나타나기는 다섯 번 정도 나타났는데
얼굴만 보여주고 찍기도 전에 달아나
남편 있는 곳에서는 찍지 못하고
뒷좌석에 있던 나만 간신히 인증샷을 찍었다
더 좋은 사진을 찍을까 하여 기다렸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A 지구로 넘어오면서 검독수리를 살폈지만 없고
칡부엉이도 있는가 살폈지만 찾을 수 없었다
A 지구에서 가장 먼저 본 건 큰고니 무리
이삼 백 마리로 추정되었다
물가에 있는 고니보다 논 한가운데 있는 큰고니들이 더 많았다
그다음에 만난 것이 기러기들과 흑두루미들
기러기들은 날씨가 추워서, 남쪽으로 이동했는지
개체수가 현저히 줄었다
홍성 쪽까지 가서야 기러기 무리들을 발견했지만
색다른 개체가 있는지 가까이 가려고 하면
모두 날아가 버려 찍을 수가 없었다
흑두루미는 삼사천 마리가 천수만에 있다는데
처음에는 몇 가족씩 모여 있어 찾을 수 없었지만
어느 지역에 가니 흑두루미가 많이 모여 있었다
아직 흑두루미 먹이 주기 행사를 하기 전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흑두루미 색다른 개체가 있는지 살펴보다가
검은목두루미와 잡종 한 마리만 보았다
해질 무렵 석양에 날아가는 흑두루미를 찍고 싶었지만
아직은 두루미들이 모여 있지 않아
어려울 것 같아 일찍 돌아왔다
그래도 흰눈썹울새가 있다는 걸 확인해서 다행이었고
작년에 만난 삵이 올해도 늠름한 모습으로 나타났기에
마음이 놓였다
천수만 가을 풍경
멀리서 한 장 건진 흰눈썹울새
작년에 천수만에서 만난 삵, 올해도 또 만났다
새들이 노는 곳에 나타나 벌레를 잡아먹고 사라진 때까치(어린 개체인 듯...)
쇠검은머리쑥새(부리가 분홍색)
알락해오라기
잿빛개구리매
흑두루미가 떼로 나는 모습
큰고니가 논에 떼로 앉은 모습
큰고니 한 가족이 날아가는 모습
검은목두루미
두루미 잡종으로 생각됨
개개비사촌(갈대 위에 올라가는 새인데 오늘은 바람이 불어 높은 가지에 올라가지 않아 찍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