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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미술이란?

- 수원시립미술관 '마당 : 마중합니다 당신을'

by 서서희

동시대 미술이란?

- 수원시립미술관 '마당 : 마중합니다 당신을'


사진, 글 서서희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2023 동시대미술 특별전 '마당 : 마중합니다 당신을'>을 다녀왔다. 11시에 진행되는 도슨트 해설을 듣기 위해 열심히 달려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영어 이름이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라고 한다. 도슨트의 설명을 빌리자면 1960년대까지의 미술을 Modern(현대적) Art라고 하고, 1960년 이후의 미술을 Contemporary(동시대) Art라고 한다고...

Modern(현대적인)의 개념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구상이니 추상이니 입체파니 인상파니 초현실주의니 하는 개념의 미술이 있고, Contemporary(동시대의)라고 할 때는 시각과 청각 등을 활용한 탈회화적(脫繪畵的) 추상, 그리고 조각의 개념 변질 및 확산, 건축이 미술 영역으로 들어온 것 등을 의미한다고...

<마당 : 마중합니다 당신을>에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1부:고요한 소란>과 <2부:함께 춤추기>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첫 작품으로 콧노래를 시각과 청각으로 형상화한 김지영의 <싱잉노즈>가 전시되어 있는데 마치 음표를 그린 듯한 시각적인 형태와 흥얼거리는 듯한 콧노래를 녹음하여 들려주는 청각적인 형태의 전시물이었다.

문서진의 <그의 침묵:그의 말>은 할머니가 즐겨하시던 '밥 먹어라' 등을 한지에 압인의 형태로 각인시키고 색을 입혀, 시간이 지나면 사람의 말이 잊히듯이 색이 바래는 것으로 형상화하고 있었다.

양지원의 <벽 위에 페인트>는 미술작품은 완성된 형태일 거라는 생각을 완전히 벗어나게 하는 작품으로 미술관 흰 벽면에 그때그때 새롭게 페인팅한 작품인데 다음을 위해 그것을 사진으로 남긴다고... 그래서 미술관 벽면은 다음번 전시 때는 덧칠해져서 다른 작품으로 대치된다고 한다. 이제까지 내가 알던 미술의 개념과는 너무나 달라 한마디로 '확 깨는 전시'였다.

동시대미술 특별전은 제 1, 2 전시실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제 3 전시실에서는 <프로젝토리:평범함의 비범함>이라는 전시와 <지질학적 베이커리>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평범함의 비범함> 전시에는 재황용품을 이용한 듯한 이해하기 힘든 전시물들이 있었고, <지질학적 베이커리>에서는 빵을 구워 돌(암석), 그중에서도 수원 지방에 많다는 편마암과 비슷하게 만든 빵이 전시되어 있었다.

2층에서는 <물은 별을 담는다>라는 전시로 수원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특히 <나혜석과 백남순의 방>에서는 1928년 파리에서 만난 신여성 나혜석과 백남순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1세대 여성 화가를 대표하지만 백남순의 작품은 <낙원>이라는 작품을 제외하고는 남아있지 않아(북에 두고 와서? 혹은 화재로?) 그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 80세가 넘어 새로 활동을 시작해 이번 전시에 <한 알의 밀알>이라는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그래서 같은 시대를 살았던 두 사람이지만, 30대의 나혜석 작품과 80대의 백남순 작품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특이한 형태의 전시였다.

마지막으로 나혜석의 이혼고백서가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도 저런 생각을 가졌으면 힘들 텐데, 1920년대에 저런 생각을 갖고 있는 화가 나혜석의 일생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팠을지... 요즘 같은 세상에도 '페미 사상검증'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는데 그때는 어떻게 견뎠을까 마음이 많이 아팠던 전시였다.


1.jpg 포스터 <2023 동시대미술 특별전, 마당:마중합니다 당신을>
3.jpg 포니정 홀(수원 화성을 만든 정조와 포니를 만들어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한 현대 정세영 회장을 조명하고 있다)
4.jpg 김동희 <둘러앉는 바위>
5.jpg 김지영 <싱잉노즈(콧노래)>
6.jpg 문서진 <그의 침묵 : 그의 말>
7.jpg 양지원 <벽 위에 페인트>
8.jpg 지질학적 베이커리 작품(암석을 빵으로 표현?)
9.jpg 지질학적 베이커리


10.jpg 프로젝토리 : 평범함의 비범함
11.jpg 나혜석 <염노장>
12.jpg 강형구 <자화상>
13.jpg 이부강 <흔적 35>
14.jpg 안재홍 <나를 본다 - 파랑새>
15.jpg 조덕현 <프렐류드(서곡)>
16.jpg 한예규 <3인조 부엌 밴드>
17.jpg 정정엽 <최후의 만찬 8 - 그 날>
18.jpg 백남순 <한 알의 밀알>
19.jpg 나혜석 <자화상>
20.jpg 나혜석의 「이혼고백서」
21.jpg 수원시립미술관 옥상정원에서 내려다본 <수원 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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