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만난 혹고니

- 안산 시화호에서 혹고니를...

제대로 만난 혹고니

- 안산 시화호에서 혹고니를...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안산 시화호에 혹고니를 보러 갔다

시화호는 걷는 길이 너무 멀어서

그동안 걸어도 갔었고 자전거로도 갔었다

오늘도 자전거를 갖고 들어갔다

자전거를 10km 정도 타고

걷는 것도 15,000보 정도 걸었다

(오래 안 타서인지 펑크가 세 번, 나중에는 결국 끌고...)

2년 전쯤 시화호에 갔다가 멀리 점으로만 본 혹고니

오늘은 새벽 일찍 갔더니 가까이에서 잠만 잔다

자전거를 타고 다른 곳을 찾아보러 갔지만

다른 새들은 보이지 않는다

바다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바다비오리, 비오리들만

다시 혹고니 있는 곳으로 오니

혹고니들은 걷기도 하고 물에 들어갈 듯 움직이는데

물에 들어가지는 않고

뒤돌아 앉아 뒷모습만 보여준다

두세 가족 아홉 마리의 혹고니로 보이는데...

큰고니 부리색이 노란색인데 반해

혹고니 부리색은 분홍색이고

눈 부분이 검다

성조는 온몸이 하얀색인데 반해

어린 개체는 밤색이 섞이고

부리색도 검은색에 가깝다

오후 들어 혹고니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지만

아침에 순광인 빛이 오후에는 역광이라

열심히 찍긴 했지만

건질 사진이 별로 없었다

예쁜 사진을 찍으려면 장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날씨인 것 같다

날씨가 맑아야 하고

순광이어야 하고

먼지나 아지랑이가 없어야 하고...

그래도 그동안 날씨가 추웠기에

혹고니들이 얼음이 녹은 곳에서

먹이활동을 했기 때문에 가깝게 만날 수 있었다

내일부터 날씨가 풀리면 혹고니들은

먼 곳에서 먹이활동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

오늘이 최적의 날씨였다는 생각에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혹고니 아홉 마리와 큰고니 한 마리가 한 앵글에...

혹고니 날샷

얼음 위를 걷는 혹고니

사랑을 표시하는 듯...

홰치는 혹고니

털을 부풀린 혹고니가 약한 혹고니를 물려고 한다

약한 개체를 괴롭히는...

털을 부풀려 과시하는 듯한 혹고니가 몇 마리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철망 뒤로 끝없이 이어진 길이 보인다(걷기엔 너무 먼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