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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May 06. 2024

어청도 27일 차

- 비 온 다음 민댕기물떼새와 검은바람까마귀가 들어오다

어청도 27일 차

- 비 온 다음 민댕기물떼새와 검은바람까마귀가 들어오다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으니

얼마나 많은 새들이 기다릴까 

비 때문에 하루를 공친 모든 사람들 생각이었다


아침에 나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침밥 먹으러 들어오기 전에 전화가 온다는 건

귀한 새가 있다는 의미...

아니나 다를까

하얀 등대 쪽에 민댕기물떼새가 있다고

나오라고 한다

민댕기물떼새는 천수만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만나지 못한 새다

어제까지 있었다는 새를 우리는 만나지 못했었다

오늘은 테트라포드에 낀 파란 이끼를 배경으로

발까지 나온 깨끗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침을 먹고 학교 운동장에 들렀더니

긴발톱할미새류가 지천이었다

긴발톱할미새, 흰눈썹긴발톱할미새, 흰눈썹북방긴발톱할미새 등

열심히 찍고 있는데 떼로 날아가 버렸다

이번에는 테크길로 나갔다

하지만 그제 들어온 솔딱새류가 보이지 않았다  

어제 비바람이 몰아쳤으니 나갈 수는 없었을 텐데...

아침에 비가 그치자 모두 나가 버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검은바람까마귀를 보았다고 해서

저수지 밑으로 갔다

검은바람까마귀가 네 마리나 있었다

먹이활동을 하느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멀기는 하지만 잘 담았다


학교 옆 팽나무 주변으로 가니

저수지에 있던 검은바람까마귀들이 

팽나무 뒤에 왔다가 잠깐 얼굴을 보이고 사라졌다

뒤이어 검은이마직박구리가 포즈를 취해주고

때까치도 왔다가 제비딱새도 왔다가...


오후 들어 바람이 심해진다 해서

테크길로 새로운 새들이 들어올까 싶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기다렸다

되솔새, 산솔새, 솔새사촌 들만 들어오고

다른 새들은 보이지 않는다

포기하고 들어오는 길에

금방 들어온 꼬까참새만 보았다


학교 운동장에 민댕기물떼새가 있다고 하여

운동장에 갔더니

운동장 가에 멍하니 서 있는 민댕기물떼새

흙더미 위에도 앉았다가

유채꽃 옆에도 있다가 했다

오늘 하루 어청도에서 지냈으니

내일 아침에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어청도를 떠날 시간은 다가오는데

긴꼬리딱새도 아직 안 왔고

꼬까직박구리도, 울새도, 흰꼬리딱새도 못 봤다

나가기 전에 볼 수 있으려나...


테트라포드 위에 서 있는 민댕기물떼새
제비딱새
흰눈썹붉은배지빠귀
검은바람까마귀 두 마리가 전깃줄에...
방금 도착한 꼬까참새
검은머리촉새
개개비
절벽을 오르내리는 족제비
긴발톱할미새
북방긴발톱할미새
노랑할미새
흰눈썹긴발톱할미새
흰눈썹북방긴발톱할미새
붉은배새매
노랑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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