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서희 May 05. 2024

어청도 26일 차

- 하루종일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저녁에 나가니 제비들만..

어청도 26일 차

- 하루종일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저녁에 나가니 제비들만..


사진 글 서서희


아침부터 비바람이 불었다

그래도 비가 심하지 않은 것 같아

남편이 학교도 가고 쓰레기장도 갔는데

우비를 입고 나갔지만 비를 쫄딱 맞고 들어왔다


그다음부터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집에 있었다

마을에서 방송이 나오기를 

위험하니 방파제 근처에는 접근을 말라고...


비 오는 날이라 집에서 김치부침개를 만들어 

발이 묶인 진사님들과 나눠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나갔더니

비는 그치고 바람도 많이 잦아들었다

하지만 안개가 심해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내일 아침도 안개가 심할 것 같은데...

쓰레기장까지 걸어갔는데

방파제가 있어서 그런지

파도가 세지는 않았다

하지만 방파제 밖은 물거품을 일으키며

세차게 치는 파도가 보였다


마을 주변에 새소리만 가끔 들리고

보이는 새는 없었다

경찰서 처마와 우리 집 처마에 제비만 보였다

귀제비도 있고 일반 제비도 있었다


그동안 어청도에서 비가 오는 날이 있었지만

이렇게 하루종일 발이 묶인 날은 없었다

그래서...

내일이면 어떤 새가 보일지

어떤 풍경이 연출될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경찰서 처마 밑
우리 집 대문 앞
우리 집 대문 안
어제 만난 흰눈썹붉은배지빠귀
어제 담장 위를 걷던 물레새



매거진의 이전글 어청도 25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