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는 많이 나갔지만... 붉은양진이 암컷, 흰등밭종다리, 흰눈썹울새
오늘 민댕기물떼새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으나
민댕기물떼새는 보이지 않았다
어제 학생들이 찍었다는
큰매사촌(매사촌이 아니라 큰매사촌이라고...)도
검은뻐꾸기도...
그래도 학교 운동장에 새가 바글거리니
새로 들어온 분들은 즐거워하셨다
꼬까참새, 큰밭종다리, 무당새, 붉은뺨멧새까지...
교회 뒤에서도 물레새, 홍때까치, 솔딱새들이
먹이를 찾으러 자주 다녔다
테크길을 다니면서 새로운 새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개개비도 있었고, 붉은양진이 암컷도 있었다
옹달샘은 등대로 넘어가는 고갯마루 오른쪽에 있다
저수지 끝과 맞닿아 있는데
길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가면
산에서 제법 굵은 물줄기가 내려온다
새들은 이곳에서 물도 먹고 목욕도 하고 간다
이곳에 새들을 위해 여러 사람이 먹이를 준비해 놓았다
오늘의 옹달샘 풍경!
흰배멧새가 가장 많이 등장해서 먹이를 먹는데
다른 새가 등장하면 적당히 뒤로 물러났다 다시 온다
그다음으로 많이 오는 새가 노랑눈썹멧새인데
어느 날은 흰배멧새보다 노랑눈썹멧새가 더 많이 오기도 했다
매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새는 할미새이다
노랑할미새가 가장 자주 등장하고
오늘은 긴발톱할미새도 와서 먹이도 먹고 물도 먹고 갔다
어제부터 물레새가 한 번씩 나타나 이리 휘젓고 저리 휘젓고 다니면서
먹이도 먹고 엉덩이춤도 한 번씩 추면서 보는 사람을 즐겁게 했다
오늘은 흰등밭종다리가 처음 보였는데 꽤 자주 나왔다
왼쪽에서 한 마리, 오른쪽 바위 쪽에서 한 마리가 등장해
열심히 먹이를 먹다가 물에 들어가 시원하게 목욕도 하곤 했다
그다음 생긴 거와 다르게 터프한 새가 흰눈썹울새였다
처음에는 점잖게 먹이만 먹고 가더니
어느새 다시 나타나 다른 새들을 내쫓으며 먹이를 독차지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볼 때 오늘의 주역은 흰눈썹울새보다 꺅도요사촌꺅도요이었다
꺅도요는 아직 동정이 확실치 않다
꺅도요 같기도 하고 바늘꼬리도요 같기도 하고 꺅도요사촌 같기도 하다고...
내일 정확히 물어보고 확인할 참이다
꺅도요는 처음에는 두 마리가 보였다
옹달샘 맨 끝에 있는 풀 속에서 먹이활동을 하더니
갑자기 한 마리가 앞으로 날아와
젖은 땅을 부리로 콕콕 쑤시고 다니면서 먹이를 찾았다
한참을 쑤시면 지렁이 같은 게 물려 나온다
그러면 맛있게 꿀꺽하고는 다시 땅을 쑤시고 다녔다
꺅도요는 행동도 느리고 먹는 것도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꺅도요를 보면서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옹달샘은 새들이 먹이도 먹고 물도 먹고 목욕도 하는 곳이라
가끔 새들이 오지 않는 조용한 시간도 있지만
대부분은 굉장히 분주한 곳이다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말하자면
재래시장 같은 곳이랄까
많은 새들이 저마다 볼일을 보면서
먼저 온 새가 있으면 기다려주고
약하다 싶으면 나갔다가 조용할 때 다시 등장하고
먹이 찾으랴 물 먹으랴 목욕하랴
할 일이 많은 곳이다
나무가 울창해 조금 앉아 있으면
추워지기에 오래 있지 못하지만
새들을 보고 있기 즐거운 장소라
어청도에서 테크길 다음으로 자주 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