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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May 14. 2024

어청도 35일 차

- 미기록종 서양딱새(가칭)를 찍다

어청도 35일 차

- 미기록종 서양딱새(가칭)를 찍다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아침을 먹는데 전화가 왔다

검은머리딱새 수컷이 나타났다고...

정리를 하고 나가니

학교 옆 텃밭에 새가 있다

전깃줄에도 앉고 텃밭에도 앉고

나무에도 앉기에 열심히 찍었는데

처음 찾은 박사님이 

아무래도 뭔가 다르다고 느꼈는지

한참을 찾더니

미기록종인 것 같다고 한다

우리야 새로운 새를 찍으니 좋고

더구나 미기록종이라니 더더욱 좋기만 하다


확인해 보니 유럽에선 흔한 새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선 처음 본 새이고

가칭 '서양딱새'라고...


어제 나간 분들은 얼마나 아쉬울까 미안하기도 하고

오늘 들어온 분들껜 조복이 충만한 걸 축하드리고...


사실 오늘 들어온 분들은 

푸른바다직박구리를 찍으려고 왔는데

푸른바다직박구리는 찾지 못했다

대신 서양딱새라는 미기록종을 찍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육지에 소식이 전해져 

소식을 들은 분들은 다들 들어오고 싶어 하지만

내일은 풍랑이 심해 배가 결항될 예정이라

발만 동동일 걸 생각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의 테크길 풍경!


테크길 끝에는 산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이 있고

테크 아래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 있다

거기에서 금방 들어온 새들이 

물을 먹기도 하고 목욕을 하기도 한다


오늘 테크길은 조용하다가 가끔씩 새가 들어온다

흰꼬리딱새가 높은 나무 위에서 보이고

흰눈썹황금새가 목욕을 했다

목욕하기 전에 소리를 내기에 

왜 그러나 했더니 암컷을 부르는 소리였던 것 같다

(나중에 보니 암컷이 와 있었다)


흰눈썹붉은배지빠귀도 왔고

솔새들과 솔딱새, 제비딱새들도 많이 보였다

또 하늘 높이 파랑새 무리도 십여 마리 지나갔다


아주 귀한 새들은 없었지만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아참, 새를 잠깐 놓쳤다

잠깐 한눈파는 사이 나무 위에서 

하얀 날개를 편 새가 날아갔다

흰날개해오라기인가 했는데

인터넷으로 확인하니 날개 무늬가 다르다

집에 와서 도감을 봐도 

비슷한 날개 모양의 새가 없다

아, 아쉽다

또 하나의 미기록종일 수도 있었는데...

하하하~ 하늘에서 새가 웃겠다


발견된 미기록종 하나

놓친 미기록종 하나

오늘의 어청도는 아주아주 맑은 날이다


전깃줄에 앉은 서양딱새
유채밭에 앉은 서양딱새
텃밭에서 먹이를 찾는 서양딱새
노랑부리백로
오늘 십여 마리 들어온 파랑새
유난히 많이 보이는 때까치
오늘 들어온 흰꼬리딱새
방금 들어와 목욕하는 흰눈썹황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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