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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May 15. 2024

어청도 36일 차

- 얼룩무늬 납부리새와 꼬까직박구리를 찾았지만...

어청도 36일 차

얼룩무늬 납부리새와 꼬까직박구리를 찾았지만...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어제 찍었다는 얼룩무늬 납부리새와 붉은등때까치를 찾아

새벽부터 산으로 헤매고 다녔다는 남편은

붉은등때까치는 오동정인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제 사진으로 찍힌 얼룩무늬 납부리새는

학교 주변과 마을 뒷길을 열심히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으며

산에 올랐다가 솔새사촌과 긴다리솔새사촌

그리고 마을 뒷길에서 노랑배솔새사촌만 찍었다고 한다


나도 어제 찍지 못한 잿빛쇠찌르레기를 찾아 헤맸지만 찾지 못하고

칡때까치와 검은바람까마귀, 그리고 흰날개해오라기만 찍었다


산 정상에 올라갔다 내려오다 꼬까직박구리 암컷을 찍었다는

어느 진사님의 말을 듣고

남편은 산으로, 나는 옹달샘으로 갔지만 결국...

산에서 내려올 때 얼마나 바람이 심한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테크길에 갔던 어느 진사님도 바람이 너무 심해 

가다가 되돌아나왔다고 한다


이제부터 밤까지 비바람이 더 심해진다고 하니

오늘 탐조는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어청도를 떠나는 날이다

다사다난했던 어청도 한 달 살이를 끝내야 한다

예약을 하긴 했지만 섬 주민 우선이라

나가는 배에 싣는 차량은 3대

내일 나갈 수 있을지는 내일 아침이 되어 봐야 안다


오늘 밤에 짐을 다 정리해 차에 실어놓아야 하지만

내일 못 나간다고 하면 짐을 다시 풀어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오늘 어청도에는 

한 달 살이 동안 겪어보지 못한 세찬 바람이 불고 있다  

내일 아침 나가기 전에라도 

귀한 새를 만나는 영광을 다시한번 누리기를 기대해 본다


아침에 텃밭에서 만난 칡때까치
목욕하고 나온 노랑배솔새사촌
노랑때까치
검은바람까마귀
꾀꼬리
산에서 만난 큰부리밀화부리
산에서 만난 긴다리솔새사촌(눈썹이 진하다가 흐린 게 긴다리솔새사촌)
솔새사촌(솔새사촌은 눈썹이 흐리다가 진해진 거로 구분)
소나무 꽃(?)에 앉은 쇠솔딱새
흰날개해오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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