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까지 있던 새가 거의 다 나갔다
오늘 아침은 흐리고 바람이 없었다
새가 들어왔을까 하고 일찍 쓰레기장에 갔지만
어제까지 있던 진홍가슴도 안 보이고
어제 보이던 새들이 빠진 게 느껴졌다
아침을 먹고 마을 뒷길도 가고 산에도 갔지만
무리 지어 다니던 되새도 별로 안 보이고
검은딱새 개체수도 줄어든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같이 다니던 진사님 말씀이
새가 없어도 너무 없다고 하신다
지빠귀 종류 중 흰눈썹붉은배지빠귀가 보였고
동박새 두 마리 정도가 보였는데
한 마리는 동박새고, 한 마리는 작은동박새로 보였다
오후 들어 데크 길로 들어서는데
장다리물떼새가 물에 떠 있는 게 보였다
장다리물떼새가 서 있지 않고 떠 있는 건 처음 보았다
갑자기 맹금류가 날아오기에 보니 매였다
매가 날아오니 장다리물떼새는 얼른 물속으로 숨어버리고
매는 그냥 날아갔다
물수리였다면 실패하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데크 길을 시작하는 곳에 고양이 한 마리가 바닷가에 숨어 있었다
이틀 전에 긴발톱할미새와 되지빠귀가 고양이에게 잡힌 걸
주민이 얼른 빼앗았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밥을 얻어먹는 고양이는 좀 얌전해 보이는데
그렇지 않은 고양이들은 새들을 노리느라 눈이 반짝반짝하다
데크 길을 가는데 맹금류가 날았다
앉아 있다 내가 가면 날고 또 앉아 있다 날고 하더니
한 곳에선 아주 가깝게 포즈를 취해 주었다
자세히 보니 왕새매인 것 같았다
아침 8시에 헬기가 떴다 무슨 일인가 궁금했는데
작은 배의 선원 한 분이 심하게 다쳐서 헬기가 떴다고 한다
섬에서 아프거나 다치면 큰일이다 조심해야겠다
저녁 무렵 산 너머 어청도 등대에 돌고래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차를 갖고 등대에 가니 돌고래가 아니고 상괭이라고 한다
돌고래는 등지느러미가 있는데 상괭이는 없다고...
어청도에 들어와서 개나리도 보고 진달래도 보고
동백꽃도 보고 백목련 자목련도 보았다
나는 봄이면 라일락이 피기를 기다리는데
라일락 향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청도 한 달 살이를 하면서 봄에 라일락을 못 보고 지나는 게 제일 안타깝다
라일락을 좋아하는 주민은 없는지 라일락을 심은 집은 없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