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가다

by 서서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가다


글 서서희


공릉천에 새를 찾으러 나섰다. 그런데 공릉천에 새로운 길을 내고 있는지 지형이 너무 변했다. 찾는 새들은 보이지 않고, 겨울이면 수십 마리 떼로 있던 기러기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특이한 기러기는 없고,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만 보였다. 큰기러기는 부리 일부가 검고 쇠기러기는 부리가 붉은색이 돌며, 쇠기러기는 큰기러기에 비해 가슴 부분에 가로줄무늬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열심히 설명을 들으며 기러기 구별법만 배웠다.


큰기러기.jpg 큰기러기는 부리가 검고 가슴에 줄무늬가 없다
쇠기러기.jpg 쇠기러기는 부리가 분홍빛이고 가슴에 줄무늬가 있다


기러기만 보이기에 혹시나 칡부엉이가 있을까 하고 있던 곳을 가보자고 찾아갔는데, 칡부엉이가 쉬던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었다. 공릉천도 이제는 새가 쉴 수 없게 된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몇 바퀴를 돌다가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 가게 되었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10월에 개관되었고, 내년 1월 재개관을 기념해 말일까지 무료입장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바람이 불고 날은 무척 추웠지만 나온 김에 가보기로 했다.

가면서 온라인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당일 예약은 되지 않아 일단 가보기로 했다. 입구에서 현장 발권도 가능하다고 해 현장 발권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는 방역 패스며 열 체크며 차량등록까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군인들에게 방문증을 제시하고 나올 때 다시 반납하는 시스템이었다. 전시관 앞까지 차가 들어가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이동했다. 애기봉 비석, 망배단, 평화의 종이 있었고 북한을 볼 수 있는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었다.

재개관에 맞춰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다른 전시관은 잘 볼 수 없었지만 전망대에 올라 북한 땅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울림이 있었다.

'조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남한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 북쪽에 있는 건물들을 바라보고 사람이 다니는 모습까지 확인하니 좀 다른 느낌이었다. 처음 바라볼 때는 사람들이 살지 않고, 건물들도 빈 껍데기만 있는 듯 보였지만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아, 저기도 사람이 사는구나. 우리와 같은 사람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가에 둘러쳐진 철조망, 비어있는 듯한 건물,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된 북과 남...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KakaoTalk_20211217_183428490_04.jpg 조강을 사이에 두고 보이는 북한 땅, 건물... 사람도 보였다
KakaoTalk_20211217_205828294_03.jpg 바라보이는 곳에 대한 전망안내도


KakaoTalk_20211217_183428490_01.jpg 평화의 종을 울려야 할 것 같아서...


애기봉을 보고 나오는 길에 37년 전 근무했던 학교를 찾아가 보았다. 학교 건물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지만 교정에 들어가 보니 옛 기억이 어슴프레 났다. 운동장을 가운데 두고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마주 보고 있었다. '아, 그렇지.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한 울타리에 있었지.' 교장선생님이 한 분이라 운동장을 가로질러 결재를 맡으러 갔던 기억도 났다.


KakaoTalk_20211217_205828294_02.jpg 내가 근무하던 하성중학교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는 하성고등학교

학교를 들렀다 나오면서 어린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와 내가 근무했던 학교를 한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곳도 혼자서 다시한번 조용히 찾아와야겠다고... 거창하게 '나를 찾아, 나와 함께' 이런 타이틀이라도 붙이고 싶었다. 22년 새해 계획에 넣어야겠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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