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서울 아트쇼를 다녀왔다. 40년 지기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 위해 적금을 모았는데, 코로나로 갈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자 더 이상 돈을 모아 여행을 가는 계획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모은 돈을 나누기로 했다. 1인당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오랜 기간 조금씩 모은 돈을 무의미하게 쓸 수는 없을 것 같아 여행에 버금가는 무언가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 사이 친구 딸이 쓴 책을 선물 받아 보게 되었다. 그 책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 왔다. 왜 그동안 이런 걸 모르고 살았을까? 나도 이런 감성이 있었는데 왜 그걸 잊고 이성적으로만 살았을까? 큐레이터인 친구 딸이 한 점의 미술 작품이 주는 감동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서울아트쇼를 가보면 좋은 작품을 보고, 살 수도 있다고 해서 가 보았다. 내가 보지 못했던 세상이었고,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정말 많았고, 그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 화가는 얼마나 고민하고 그렸을까 하는 생각... 보는 나도 행복한데 그리는 화가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서울아트쇼를 함께 즐기고 있었다.
그냥 마음이 가는 작품을 선택했다. 작은 소품부터, 비싸지만 마음이 가는 작품... 큰 용기를 냈다. 친구들에게도 이런 나의 용기를 자랑했다. 작은 생활비에도 절절매던 내가 이런 예술작품을 샀다고, 너무 행복하다고... 이건 사치가 아니라고, 34년 명퇴 후 제2의 인생까지 열심히 살고 있는 나를 위한 선물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코로나로 힘든 세상이지만, 그래도 이런 정도의 사치는 용납되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오늘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하지만 즐거운 세상이었다. 한 번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세상을 보면서 코로나를 잊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