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순이 삼촌>을 보고
- 뮤지컬 <순이삼촌>을 보고
날이 몹시 추운 날 경기아트센터 <순이삼촌>을 보았다. 현기영 선생의 <순이삼촌>이라는 소설을 각색한 오페라로 제주시와 제주 4.3 평화재단이 공동 제작한 창작오페라이다.
제주 4.3 사건을 사람들이 잘 모르던 때에 현기영 선생의 <순이삼촌>은 사람들에게 제주 4.3을 알린 중요한 소설이었다. 그 때문에 현기영 선생이 개인적으로 무척 힘드셨다는 풍문도 들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고 제주 4.3이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무명천 할머니>라는 작품을 계기로 제주 4.3 사건을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2018년 제주 4.3 사건 70주년 행사로 제주 4.3을 알리고 잊지 말자는 의미의 행사가 있어 참석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제주 4.3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많은 사람들이 학살되어 매장된 곳, 무명천 할머니가 거주했던 곳, 생존자의 증언 등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그 사건의 비참함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뮤지컬 <순이삼촌>은 장중한 오페라로 순이삼촌의 죽음을 알리면서 시작한다. 북촌리라는 곳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토벌대와 내통한다는 이유 아닌 이유를 붙여 학살당했고, 그 과정에서 아이를 잃은 순이삼촌이 어떻게 살아야 했는지, 살아도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그러면서 진혼의 춤과 합창, 죽어간 이들을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를 하나하나 자막으로 올리면서 제주 4.3 사건이 현재 진행형임을 알리고 있다.
보는 내내 많은 사람들이 협업해 이렇게 규모가 큰, 장중한 오페라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페라를 보면서 가슴 먹먹함을 함께 느꼈던 관객들의 그 감동을 글로는 전할 수 없다는 내 능력의 참담함을 어찌할까...
내 가슴을 뜨겁게 했던 마무리 부분의 시와 합창 <이름 없는 이의 노래>
이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제주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했다니 수도권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 작품을 보는 영광을 누린 분들이 마음을 모아 다시 공연할 수 있도록 널리 널리 알려주시면 가능하지 않을까? 나도 이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도록 많은 분들께 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