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익숙함에 속는다.
익숙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괜찮은 자리라고 믿으며 산다.
사람도, 관계도, 일상도 오래 머물다 보면
마치 ‘이게 내 자리’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숙하다는 건 편안하다는 의미와 다르다.
오히려 익숙함 속에서
조금씩, 아주 조용히
내 마음의 모양이 변해버릴 때가 있다.
처음엔 잘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그럴 때 우리는 보통 서두른다.
빨리 괜찮아져야만 할 것 같아서,
빨리 결론을 내야 이 상황이 끝날 것 같아서.
하지만 마음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몸은 앞으로 걸어가고 싶어 해도
마음은 뒤에서 쉬고 있을 때가 있다.
그때 억지로 끌어당기면
더 멀어지고 더 상처만 커질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익숙함 속에서 잃어버린 내 마음이
“괜찮다”라고 말해줄 때까지
잠시 기다려보려고 한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스스로 준비될 때
천천히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 순간이 올 때까지
나는 조금 느리게, 조금 조용하게 살아보려 한다.
익숙함을 내려놓는 일은 두렵다.
하지만 더 두려운 건
그 익숙함 속에서 내 마음을 잃고 사라지는 일이다.
그러니 조급해할 필요 없다.
내 마음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고, 쉬고, 멈추는 것.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단단한 용기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