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관계는
노력으로 좋아진다고 믿었다.
더 자주 연락하고,
더 많이 이해하고,
조금은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관계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성숙한 태도라고 믿었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알게 됐다.
관계는 노력보다
‘거리’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가까이 있어야 할 사람에게
계속 마음의 거리가 느껴질 때가 있고,
오히려 멀리 있어도
이상하게 편안한 사람이 있다.
노력을 하지 않아서 멀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같은 속도로 걸을 수 없는 관계였던 것이다.
누군가는 빠르게 다가오고,
누군가는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며,
누군가는 일정한 간격을 지키려 한다.
그 속도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애써도
결국 어긋나게 된다.
억지로 거리를 좁히려 할수록
대화는 어색해지고,
마음은 점점 지쳐간다.
이해하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오해가 쌓이고,
배려하려던 마음은
어느 순간 부담이 된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애써 가까워지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서로 편한 거리에서 머무를 수 있는 관계를
조용히 남겨둔다.
필요 이상으로 다가가지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멀어지지도 않는
그 사이 어딘가의 거리.
그 거리를 지킬 수 있는 관계만이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예전에는
멀어지는 관계를 붙잡지 못하면
내가 부족한 사람 같았다.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지키지 않았을까,
괜히 그런 생각을 반복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모든 관계를
내 노력으로 지켜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애쓴다고 이어지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계속 이어지는 인연도 있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나를 잃지 않는 관계를 선택한다.
조금 느슨해도 괜찮고,
가끔 멀어져도 괜찮다.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다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관계,
그게
내가 지키고 싶은 거리다.
그리고
그 거리를 이해해 주는 사람만이
끝까지 함께 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