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목적(1)

연애와 본능

by 쏴재

헤어진 다음 날, 그 고통은 폭풍처럼 밀려옵니다.
학자들은 말합니다. 관계가 끊어질 때 느끼는 고통은 신체의 일부를 잃는 것만큼이나 아프다고요. 저도 그날, 너무나 고통스러워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내가 정말 사랑했구나."
"이 고통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다시 연락해볼까?"
"과연 다른 사랑이 찾아올까?"

이런 생각들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다녔죠. 다음 날에는 급기야 병원에 가게 됐습니다. 진단은 급성 장염. 치료를 받고 나니, 실연의 고통도 함께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진화심리학은 우리에게 중요한 한 가지를 가르쳐줍니다. 우리의 생물학적 본성이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고독할 때, 몸의 고통도 더 크게 느낍니다. 왜일까요?


고독과 외로움은 곧 생존 확률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수십만 년 동안 집단생활을 통해 혹독한 자연 환경을 견뎌왔습니다. 집단에서 벗어난 개체는 생존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죠.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본능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래서 연애든, 직장생활이든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나는 독립적인 사람이야.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않을 거야"라고 아무리 되뇌어도 소용없습니다. 이는 마치 체온이 떨어지면 몸이 떨리고, 밤이 되면 졸음이 밀려오는 것처럼 바꿀 수 없는 본능입니다.


아무리 현대 사회가 이성을 강조하고, 이성적인 선택이 중요하다고 외쳐도 인간은 본성과 이성을 분리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흔히 본성을 말에, 이성을 말을 타는 기수에 비유하곤 하죠. 말과 기수가 함께 움직일 때 우리의 행동이 결정됩니다.


기수가 얼마나 똑똑하든, 말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말은 갈증이 나면 물을 찾아가고, 배가 고프면 음식을 찾아갑니다. 행복을 위해 움직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우리의 본능이 큰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이유도 이 본능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번식의 본능은 성욕으로 나타나고,

생존의 본능은 타인과의 유대감을 찾게 만듭니다.

이 본능이 연애를 시작하게 하는 밑바탕이라면, 이성적인 선택은 그 위에 얹어진 취향과 같습니다. 취향은 우리가 속한 사회문화와 성장 과정에서의 경험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젊음, 특정한 외모, 사회적 지위, 또는 취미를 선호하는 이유는 우리의 경험과 학습에서 비롯됩니다.


그렇다고 이성적 취향이 본능과 무관하다는 건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어 수십 년간 서로 접촉하지 않았던 일란성 쌍둥이가 동일한 취향을 가진 사례는 이를 뒷받침합니다.


우리는 연애를 어떻게 해야 하고, 갈등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다음 편에서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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