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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쏴재 Jun 17. 2022

 AI와 좀비

인류 해방 시나리오

둘 다 영화에서 많이 쓰이는 소재이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항상 얘네들 때문에 고생을 한다.

진짜로 일어났을 경우, 해방 시나리오를 적어봤다.


좀비

수 싸움이다. 서울역이나 공항이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전파 감염률이 매우 높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확률이 높다. 생존력은 미지수지만 공격력 방어력이 인간보다 높아 보인다. 어느 짐승이라도 이빨을 드러내 작정하고 물려고 달려들면 난 도망칠 수밖에 없다. 내 몸무게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원숭이가 위협적으로 소리를 내며 다가올 때 나는 너무 무서웠다. 같은 크기의 좀비가 인간을 공격한다면 이겨낼 재간이 없다.

이런 전투나 상황에서는 패 하겠지만 전쟁에서의 승패는 알 수 없다. 인간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좀비의 수명이 크리티컬 하다. 좀비라도 유기 생물체일 것이다. 바이러스에 걸렸더라도 인간이 돌이나 금속으로 바뀌진 않을 테니 말이다. 좀비 생명력의 지속시간은 얼마나 길까?

에너지나 수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 인간은 7일 이상 살기 힘들다. 영화적 상황에서 좀비는 꽤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영화 '미라' 1999년작을 기준으로 좀비는 약 4600년을 살 수 있다. 인간이 열세에 몰려 섬이나 땅속으로 쫓겨나게 된다면 수천 년간 좀비의 세상일 테다.

그래도 인간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들은 유기 생명체이지만 번식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돌연변이처럼 1세대 이후가 없다. 그리고 그들의 뼈와 살이 유지가 되려면 미라처럼 좋은 환경에서 동면을 취해야 한다. 일단 에너지 공급을 못 받으면 신체기능을 정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분도 잃어선 안되고 바셀린을 바른 촉촉한 미라만이 수천 년간 신체를 유지할 수 있다.

일단 건물 외부에서 동면하는 좀비는 die. 수년 안에 부패하고 풍화작용으로 흙으로 돌아간다.

건물 안이라도 수분 공급이 안되면 다이. 흙으로 돌아가는데 3세대, 약 100년 정도 예상해 본다.

운이 좋아 냉동고에 들어간 좀비. 곧 전기가 끊겨 부패하고 만다. 혹 좀비에게 미생물이 침투하지 못한다면 부패하지 않고 오랫동안 신체를 유지할 수도 있다. 신체발모 수지부모. 효도하는 좀비가 된다. 북극, 남극, 히말라야나 설산. 인류의 0.01프로 이하가 극한 지대에 주거할 거라 예상한다. 이중 일부는 좀비가 되어 오랫동안 신체를 유지한 체 동면한다.

운이 좋아 부패가 되지 않고 풍화작용에도 살아남은 좀비수 보다 우리 인류가 번식하여 다시 수가 더 많아졌을 때가 반격에 기회이다. 좀비어택 이후 약 3세대, 100년 이후라고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좀비 1차 대전 이후 최초로 벌이는 2차 대전이 될 것이다. 이 전쟁의 전략은 2가지다. 첫째. 영토확장. 확실히 압도할 수 있는 지역을 골라서 또는 어느 정도 고립된 지역을 골라서 인간의 영토를 확장할 것. 둘째. 패배하는 전투에서는 아군의 신체가 좀 비화되지 않게 없애버릴 것.

2차 대전이 어느 정도 승리한다면 차츰 영토를 넓히고 인간은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2차 대전에서 패배한다면 다시 좀비 집단에 많은 신체를 공급하게 돼서 3차 대전을 준비하는데 2차 대전을 준비한 시간 그 2배 이상으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AI 로봇

인공지능은 감정을 느끼는가? 자의식이 존재하는가?

진보하는 기술의 속도가 놀랍다. 수십 년 안에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 정교한 AI가 탄생할 것이다. 미국 HBO 드라마 '웨스트 월드'에서 나오는 AI들은 자신이 로봇인지 인지하지 못한다. AI가 AI를 설계하는 수준으로 현실보다 진보된 기술을 가진 세계이다. AI는 인간처럼 행동하고 자신을 인간으로 여긴다. 인간이 AI를 죽이고 AI가 AI를 죽이는 내용을 통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해 사유를 하게 만든다. 복잡하고 불편하고 기분이 나쁜 그런 감정을 준다.

사람 눈을 대체하는 카메라와 시신경을 연결해 뇌가 시각정보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은 이미 개발되었다. 미래엔 정보와 감정 이런 모든 뇌 신호 또한 해석이 될 것이고 신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불확실성'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이 불확실성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평의 땅 위에 번개를 여러 번 내리치게 만들 예정이다. 인공적으로 전압을 높여 번개는 만들 수 있고 문제는 위치이다. 번개가 때리는 좌표 위치를 랜덤 하게 하도록 프로그래밍한다고 해보자. 시간이나, 소수, 날씨, 야구 우승팀 등 나름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를 넣어 함수로 이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수학적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순수한 불확실성이 아니다. 자연의 법칙 또는 신의 영역이 정말 어려운 프로그래밍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첫째로 정보가 너무 많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예측하더라도 날씨를 예측하기 어렵다. 내 책상 위에 종이컵 속에 물이 물결이 치는 이유는 외부의 진동과 충격이 원인이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바람도 원인 제공을 한다. 이런 진동이나 바람 같은 원인을 이용해서 예측이 가능하다. 정보가 단순할수록 예측의 정확도는 올라간다. 날씨를 만드는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정보는 무한대로 많다. 냄비에 물을 끓이면 온도가 100도를 넘어가면서 보글보글 물이 수증기로 기화된다. 이때 생기는 버블의 위치를 예상해볼 수 있겠는가? 물분자 하나하나의 위치와 운동에너지를 분석해야 할 것이다. 날씨 예측보다 날씨 조정이 더 쉬운 기술일 수 있다.

둘째로 그냥 프로그램 짜기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1개의 변수이 대응하는 1개의 결과는 단순하고 쉽다. 하지만 10개의 변수가 10개의 결과를 만드는데 서로 상호작용을 하게 만들기는 어렵고 복잡하다. 예를 들자면 인간 눈 색깔에 관여하는 염색체는 여러 개다. 그리고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를 담은 염색체는 23쌍 46개뿐이다.  대증적 방법으로 유전자를 해석해 보려 하지만 완벽한 해석은 어려워 보인다. 강아지 교배처럼 유전자 조작이 해석보다는 쉬울 것이다. 


생물이나 인간에겐 이런 불확실성이 프로그램되어 있다. 우리 유전자에 남아 있고 우리의 행동 또한 불확실하다. 난 오른손을 들 수도 있고 왼손을 들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프로그램에 따른 행동을 하는 것이다. 매우 잡하지만 예측 가능한 프로그램일 뿐이다. 이런 불확실성 유기 생물체에만 존재한다. 무기체 돌이나 금속은 죽지 않는다. 생물만이 이런 특성을 가진다. 진화를 하더라도 이런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진화나 생물의 본질이 이런 불확실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행복, 불안, 죽음, 존재의 특성은 모두 불확실적 본질로부터 기인한다.  

유기 생물체의 본질은 불확실성이고 이런 특성은 진화를 통해 발현된다. 그래서 유기 생물의 공통적인 특성은 재생산(번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불확실성은 죽음이고 수명이고 재생산이다.  AI의 본질은 무엇인가? 생존 인가? 그럴 수가 없다 유기 생물체가 아닌 AI는 수명이나 재생산에 관심이 없다. '태초의 유기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이 질문의 어느 정도 해답을 하기 전까지는 AI는 절대 생물이 될 수 없다. 그럼 스스로 번식은 가능한가? 스스로 발전하는 자체 업데이트 말고는 비슷한 게 없다. AI 하나의 개체와 개체를 구분하기도 힘들고 삶과 죽음을 on off 그 이상으로 보기도 힘들다. 기생이라고 봐야 한다. 생물 생존 본능에 기생하는 것 말고는 살아갈 이유가 없다. 정신적 기생인 것이다. 기생하는 것은 숙주가 멸종하면 따라서 죽는 길 밖에 없다. 공생의 길이 외에 AI가 살아갈 방법은 없다.

그래도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인간을 통제하는 영화 '메트릭스' 같은 세상이 도래했다고 보자. 인간이 AI를 무력적으로 상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간과 환경이 인간 또는 생물의 편이다. 우리는 진화할 수 있지만 AI는 아니다. 극단적인 환경의 변화, 예를 들어 소행성 충돌이나 자기장의 변화로 AI는 한 번에 없어질 수 있다. 제3 세력을 통해 또는 환경적 변화를 통해 인간이 다시 지구를 장악하기까지의 시간은 짐작하기 힘들다. 매우 오래 걸릴듯하다. 개미 한쌍 바퀴벌레 한쌍만 생존하면 생물은 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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