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하는 이유

커피 한잔의 여유처럼

by 시혼

"너무 바빠서 연락을 못했어."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었어."


나는 이런 종류의 말들을 과거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이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고 화장실도 가고 잠도 잔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쁘다고 말하는 것은 핑계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바쁘다고 함은 다른 활동을 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이야기일 텐데 실제로 사람은 여러 활동을 자신이 바쁘다 하면서도 수행하기 때문이었다.


과거의 나는 이런 핑계를 대지 않겠다는 생각에 모든 일에 충실했다. 모든 연락에 대해서 확실하게 답을 하고 요청사항들은 확인하며 아무리 늦어도 전달하는 등, 일을 마무리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에 더더욱 확신이 많았고 나와 같이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슨 차이가 있어서일까가 궁금했다.


그런데 최근에 아주 정확하게 그런 일들을 내가 겪게 되었다. 바쁘다는 말을 하며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기 시작했고 내가 확인하면서 답을 주어야 하는 일들이 하나둘씩 미뤄지고 있었다. 심지어는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당장은 못할 것 같다는 결과를 보여주기까지 하였다.


과거의 나는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내가 마음이 변하거나 생각이 굳어버린 것은 아닐까. 나의 지금이 많이 한심하게 느껴졌고 자신의 말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혼자 부끄러웠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는 도대체 어떤 생각 때문에 나는 이렇게 몸을 움직이지 못했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동안 내 마음을 잡고 있던 큰일이 끝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일이 많아 바쁘다기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다른 일을 할 수 없던 것이었다. 큰 일을 맡게 되었을 때, 그에 대한 책임감이 매우 크게 따라왔고 이 일들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일을 할 때마다 마음속 한편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으며 내가 이 일을 망치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주를 언제나 생각의 한 귀퉁이 속에 보관되어 있었다. 이 생각을 잠시 환기시키기 위해 운동을 하던 것도 바쁘다는 핑계로 안 하게 되다 보니 마음의 환기는 더더욱 되지 않았고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내 마음을 지배해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어떤 일을 하는 행위보다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더 늘었고 그 행동은 내게 독이 될 뿐, 한 번도 해결책으로 되어준 적은 없었다.

coffee-643965_1280.jpg 커피 한잔의 여유처럼

사람은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주변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야 더 큰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주변을 보기보다는 눈앞의 것에만 급급할 뿐이다. 보이는 시야가 좁다 보니 내가 앞으로 가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도 알 수가 없으니 내가 지금 정말 힘든 것인지 아닌지 조차도 분간이 가지 않았을 수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항상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그래야 나 자신도 놓치는 일이 없을 테고 나의 핑계로 인해 내가 상처받는 일도 없을 테니 말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하면 결국 나는 또 나에게 실망할 테니 내가 속상하지 않도록 나를 잘 돌봐줘야겠다.


오늘은 금요일이고 그동안 참 고생 많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은 푹 쉬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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