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의 단단함과 마음의 여묾을 바라며
매일같이 글을 썼던 때가 있었다. 진지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진지함으로 하루를 닫았던 때가 있다. 책상 위 거울에 묻은 얼룩은 닦이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다.
마음이 약해하고 약아서 쉽게 남에게 쉽게 상처 받았고, 그만큼 되갚아주려고 했다. 머리가 나쁜 탓이다. 그래서 다가올 위협, 공격을 차단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마음은 예민한 탓에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무의식적인 갈등이 시작되고, 모자란 머리로 나에게 피해가 덜 되고, 고민을 안 해도 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고 그 생각을 강화한다.
얼룩을 닦으려 거울을 들었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 닦으려다 만 지문이 남아있었다. 지문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불안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나, 거울을 들고 나를 보았다. 내 얼굴의 윤곽은 사각턱, 솟아오른 광대, 이마, 높은 코로 부드럽기 보다는 거친 느낌이었다. 피부는 강하구처럼 기름졌다.
땅에 비유하자면 평야보다는 분지 같은 얼굴이다. 이 분지에는 한 때 즐거움으로 가득찼던 날이 있다.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이 사라지자 그 곳에는 메마름만이 남았다.
내 피부는 지복합성 피부다. 겉은 기름기가 많지만, 피부에는 수분이 부족하다. 이곳에 생기가 돌았던 때를 회상할 때가 잦다. 지나간 축복에 대한 감상만 남은 채로 꾸물꿀물한 감성충이 된다.
흠 언제쯤 머리가 좋아질지, 마음이 여물어질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