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행복저금통'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 메모하기 - 2024년

by 기운나는 해결사

2022년 10월 늦은 나이지만 결혼했고 바로 아이가 생기고,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우리 부부의 이야기이다.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길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넘어가자면, 결혼 포기할 때쯤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고 ‘이 사람이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서로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신앙이라는 근본적인 방향성이 같았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바라보는 미래가 비슷했기에 빠른 결정을 할 수 있었는데 그 중 하나의 포인트는 둘 다 ‘문제해결중심’ 마인드였다. 과거는 과거이고, 주어진 현재를 최선을 다해 극복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이 비슷했기에 결혼 준비도 신속했다. '문제인식-분석-계획-실행-점검-개선'이라는 사이클이 일상에서도 늘 적용되고 있는데 그러한 부분이 현재까지도 단 한번도 싸우지 않은 비결이라 생각한다.

만난지 7개월만에 모든 준비를 마쳤고, 그 과정에서도 공유 문서를 통해 일사 분란하게 정리했는데 둘 다 파워J이기에 가능했다.( MBTI와 관련된 이야기는 별도 프로젝트로 작성 예정).



2024년을 시작하면서 와이프가 ‘행복저금통’을 내게 보여주며 바쁜 삶 속에서도 서로에게 감사한 일을 적어서 1년이 지난 후에 열어보면 어떻냐고 제안했다. 상담이나 코칭을 할 때 내담자에게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감사일기쓰기’를 제안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에 함께 해보자고 했다.

감사한 일에 대해 적어볼 수 있는 부분을 메모지에 적어서 투명한 유리병으로 만들어진 행복저금통에 하나씩 넣는 것이었는데 열지 않아도 밖에서 볼 수 있으니 부담도 되고, 열어보면 어쩌지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채워나가기로 했다.


하나씩 하나씩 적었던 것들이 돌아보니 어느새 꽤 많이 모였었었는데 최근에 서로 컨디션이 난조였기에 당초에 이야기나눴던 2024년 마지막 날이 아닌 2025년 첫 날 열어보게 되었다. 옆에서 아이가 왔다 갔다 하면서 신경쓰이긴 했지만 그래도 집중해서 하나씩 열어서 일자 순서대로 맞추고 함께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1년간 겪었던 다사다난한 일들이 떠올랐고, 그 과정에서 함께했던 상황과 서로 이해하고 도와줬던, 그 과정에서 느낀 미안함과 감사함들이 오늘 일어났던 일처럼 다가왔다. 와이프는 눈물을 연신 흘렸고, 나도 마음이 찡해지고 감동이 크게 전해졌다.



두 사람이 함께 감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해결’에 대한 포인트였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당연히 이견이 있기 마련이고 충돌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또한 그 과정을 동일하게 겪었지만 갈등을 크게 겪지 않고 이러한 감사가 있을 수 있던 포인트가 몇가지 있었다.

첫째, 이미 벌어진 것은 어쩔 수 없으니 우선 해결하고 개선점을 찾아 다음에는 반복하지 말자는 것이다.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서로에 대한 크로스 체크도 수시로 해주는데 기분 나쁘지 않도록 사실 위주로, 상대방의 상황에 맞게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이 저금통에서 나온 내용 중에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둘째, 그 날 문제가 발생하면 가급적 그 날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결론이 나지 않거나 해결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감정만큼은 그 날 서로 정리하기로 한 것을 지금까지도 잘 지켜오고 있다. ‘불편한 감정은 하루를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의 골은 깊어지기 때문이다.


셋째, 분석하고 계획하는 과정에서 윤곽을 잡고 실행 방안에 대해 공유 문서 작성을 통해 수시로 확인하고 점검하여 오류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문서뿐만 아니라 일정 수립에 있어서도 구글 캘린더 공유를 하고 있기에 서로의 일정에 차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둘 다 E성향이다보니 가족, 부부, 친구들 모임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큰 빛을 발휘한다.


넷째, 둘 다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동참한다. 서로 협의하여 정해진 부분을 최대한 지키고 불가피한 경우 상황을 설명하여 오해를 최소화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픈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신뢰를 더욱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루를 보내고 난 후 식탁이나 침실 또는 차 안에서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복기하면서 각자의 삶에 대한 격려나 조언, 함께 한 하루에 대한 소감을 물으며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이야기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바쁜 삶을 살고있기에 매일매일이 안 될 경우라도 주 단위로 이야기 나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생각한다. 2024년 한해를 돌아보는 의미가 깊었기에 우리 부부는 2025년에도 이 프로젝트를 다시 해보기로 했다. 점검을 통한 또다른 결실인 것이다.



위 내용들을 적고 나니 전국부부자랑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싶어 들어 남세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고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노력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글에서도 작성했지만 나의 장점 중 하나인 ‘부족함을 알고 지속 노력한다’는 점과 그러한 내 모습을 존중하고 스스로도 그렇게 노력하는 와이프이기에 이러한 삶이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또한 그렇게 하고 계실거라, 다를 수 있을지라도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교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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