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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가장 오래된 도시 Trier

포르타 니그라, 트리어 대성당, 독일인 할아버지와 대화

by su

우리 가족은 주말 중 하루는 차로 다닐 수 있는 독일 내 명소를 찾아다니고 있다. 남편과 함께 지도에서 하루 코스로 독일 명소를 찾아보다 트리어를 검색하게 되었다. 차로 이동시간도 좋고 유네스코 명소들도 많아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좋을 거 같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때에도 사전에 어디를 갈지 관련 영상을 보여주고 공부를 하고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일은 주로 성이 많기 때문에 그 성이 그 성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트리어를 간다고 사전에 이야기를 하고 관련 영상도 보여주었다. 그래야 직접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집에서 차로 2시간 정도를 가면 트리어에 도착할 수 있다. 트리어는 과거 갈리아 제국의 수도였으며 고대 로마시대부터 현재까지 2000년이 넘는 도시 역사를 간직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다.

트리어는 4세기에는 로마제국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트리어의 대표적인 문화 명소로 포르타니그라가 있다.

포르타 니그라는 라틴어로 '검은 문'을 의미한다. 170년에 로마인들에 의해 건설했으며 사암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는 문이다. 그러다 11세기가 돼서야 교회로 바뀌었다고 한다.

멀리서 봐도 단단해 보이고 전경도 굉장히 멋있다. 그 안에 들어가 돌로 깎은 장식들을 보면 로마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튼튼하게 그리고 돌로 동그란 아치형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포르타니그라 전경
포르타니그라는 1986년에 유네스코에 지정되었다. 맨 오른쪽 사진은 2층을 올라가는 계단이다.

프르타니그라는 어른은 4유로, 어린이는 2.50유로를 내고 입장할 수 있다. 독일은 보통 이런 입장료에 가족권이 있어 가족권을 선택해서 티켓을 사면 훨씬 저렴하다. 우리는 가족티켓을 8유로에 구입하고 프르타니그라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돌로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연일 감동을 받은 걸 이야기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나에게 독일인 할아버지가 오더니 여긴 굉장히 역사가 오래된 곳이라며 조각된 작품 아래 있는 연도를 가리키며 독일은 오래되고 큰 성들이 많다고 이야기를 나에게 했다. 나는 그래도 독일에 9개월 살았다고 대충은 알아듣는다. 그래서 나도 동의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독일은 굉장히 크고 오래된 성이 많다고 이야기하자 나에게 독일어 할 줄 아냐고 해서 나는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더니 나보고 멋지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할아버지는 나보고 일본에서 왔냐고 하길래 나는 한국에서 9개월 전에 왔으며 한국은 일본 옆에 있는 아시아 국가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에 독일인 할아버지도 기분이 좋으셨는지 독일에 대해 설명을 하시길래 wunderbar(매우, 놀라운), Ja(네) 등을 말하며 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드렸다. 내가 좋아하는 독일어 유튜브 채널의 유튜버가 독일인과 대화를 할 때 반응을 하며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최대한 경청하며 아는 한에서 자신 있게 말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더니 할아버지가 나에게 너 독일에 사냐? 물어보시길래 그렇다고 9개월 전에 와서 살고 있다고 하니 주먹 악수를 청하며 나에게 멋지다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는 독일어 학원이 아닌 독일 내 문화 명소에서 독일인과 대화를 하리라고 생각지도 않았다. 내가 대화가 끝나고 뒤를 돌아보니 남편과 아이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남편은 나에게 아주 훌륭하다고 이야기를 해줬다.아이들도 나에게 멋지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내가 할아버지와 나눈 이야기를 해주며 나도 알아들어서 너무 뿌듯했다고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고대시대 포르타니그라에서 내려다 본 마을 모습을 재현해놓은 사진이다.
글씨를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그리스도를 표현했다. 숱한 전쟁이 있었을텐데 기나긴 세월을 잘 견디었다.
오른쪽 사진은 돌의 세부 모습
3층에서 내려다본 전경

포르타니그라를 구경하고 우리는 트리어대성당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트리어 대성당은 예수그리스도의 성의가 보관되어 있는 성당이다.

트리어 대성당에 성의가 보관되어 있게 된 전설로는 로마 제국의 황제로 처음으로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어머니인 성인 헬레나가 이스라엘에서 가져와서 자신이 살던 트리어 성당에 보관하게 했다고 한다.

트리어대성당은 지금도 커보이는데 처음 지어졌을 때는 지금의 몇 배나 더 컸다고 한다. 그러나 노르만족과 프랑크족,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심각하게 파손된 것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게 되었단다.

트리어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보면 조각 하나하나를 보며 입을 닫을 수가 없다. 어떻게 그 시대에 이런 조각들을 대리석으로 깎아 만들 수 있었는지 말이다.

예수그리스도의 성의는 예전에 한 번 사람들에게 공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쉬운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의 성의 사진이 있는 냉장고 자석을 하나 샀다.

트리어 대성당
1996년 예수 그리스도의 성의의 모습

Hamberger Classic, Das Beste der Region, Tageessen

우리는 트리어 대성당을 둘러보고 근처에 있는 독일 식당에 갔다. 대성당 앞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우리는 웨이터의 안내로 식당 끝자리에 앉았다. 우리는 이 지역의 최고의 요리와 햄버거 세트, 오늘의 요리를 시켰다. 독일 명소를 다닐 때는 항상 독일 식당으로 메뉴를 찾아다닌다. 이왕이면 그 지역의 요리를 먹어보고 독일은 최대한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김치가 땡길 때가 많지만 열심히 적응 중이다.

관광객들은 이 열차를 타고 시내를 구경한다.
1937년에 생긴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전에 문화재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가야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언어도 알아야 더 잘 들린다.

오늘은 생각지도 않게 독일인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것이 좋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의가 있는 성당과 기독교 문화가 살아있는 포르타니그라를 구경한 것도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독일 내에서 많은 문화유적지를 찾아보며 독일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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