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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Mar 21. 2023

늘 마지막은 또 새로운 시작이다.

나의 기억에 남을 외국인 친구들과 선생님 

   독일어 과정이 끝이 났다.   

  지난 1월 말 나의 독일어 B1 과정이 끝이 났다. 작년 5월 30일에 A2 과정부터 시작했으니 꽤 긴 시간 동안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매일 3시간씩 일주일에 4번 만나니 나에게 베스트 프렌드도 2명이나 생겼다. 물론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다. 

  나는 독일어 수업이 끝이 났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외국인 친구들은 이민자 과정이다 보니 독일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100시간을 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친구들과 헤어짐이 아쉬웠다. 학원 초반에 독일어로 말이 안 통할 때는 번역기로 설명을 하기도 했고, 아프면 괜찮냐고 문자도 서로 주고받았다. 한국에서만 생활하던 나로서는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이란, 이라크, 튀니지, 인도 등 외국인 친구들과 언제 연락처를 주고받고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할 수 있었겠나 싶다. 글을 쓰는 지금도 친구들의 얼굴이 참 눈에 선하다. 

  

  언제나 마지막은 파티이다. 

  독일어 선생님이 마지막 수업 날 각자 음식을 가져와서 먹자고 하셨나 보다. 친구들은 여느 때와 같이 음식을 준비해 왔다. 종결파티를 한다는 이야기를 내가 아파서 결석을 한 날 말씀을 하신 거라 나는 준비를 못해갔다. 고맙게도 나의 베스트 프렌트는 자기가 많이 갖고 왔다며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중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독일어 과정을 그만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중간에 그만둔 친구들이 많았고 또 그 빈자리를 다른 외국인 친구들이 들어왔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처음 A1 반을 시작하면 창문을 닫으라고 이야기를 해도 다들 못 알아들으니 가만히 있었다며 지금은 다 독일어를 알아듣고 대견하다고 하셨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여기서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독일어를 공부해 나가라고 하셨다. 

  선생님은 2월부터 A1반을 가르치신다고 했다. 처음은 독일어를 못 알아듣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들처럼 잘할 거라고 믿는다면서 나를 포함한 우리 반 외국인 친구들은 착하고 친절하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기억에 남을 거라고 하셨다. 

  독일어 선생님은 나에게 자기 동네를 오는 날이 있으면 자기에게 연락을 하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사는 동네에 한국인 카페가 있다면서 커피가 맛있다며 꼭 연락을 하라고 하셔서 알았다고 했다. 내가 선생님이 아프셨을 때 감기사탕도 챙겨드리고 해서 많이 고마웠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독일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외국인 친구가 나에게도 생겼다. 

  우리는 음식을 다 먹고 단체샷을 찍었다. 항상 이럴 땐 핸드폰에 펜이 있는 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날 친구들과 많은 사진을 찍고 나에게 기억에 남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친구들과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다. 어떤 외국인 친구는 나에게 자기가 아는 한국의 첫 번째 친구라며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거라고 했다. 

  나의 베스트 프렌드 2명은 나에게 계속 연락하자며 같이 독일에 사는 날 동안은 만나자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당연하지.라고 대답을 했다. 

  1월 말 나는 여기서 헤어졌지만 여전히 나는 2명의 친구들과는 문자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는다. 

  글을 쓰는 지금도 친구들과 소풍을 가서 커피를 마셨던 기억, 학원에 자판기가 생겨 친구들과 너무 좋아했던 기억, 독일 뉴스에서 그 나라의 지진이 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 안부를 묻던 기억 등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비록 친구들과 헤어졌지만 독일 사회에서 연락할 수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20명이나 있다는 것은 행운인 거 같다. 

  1월 이후에 학원 친구를 길에서 만났는데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낯선 땅에서 아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좋은 거 같다. 


 마지막은 늘 새로운 시작이다. 


  독일어 학원 과정은 끝이 났지만 아직 남은 나의 독일 생활에서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독일어 선생님은 우리에게 독일사회에서의 열쇠는 독일어라고 하셨다. 적응을 잘할 수 있으려면 독일어를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하셨다. 우리에게 그걸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계속 도전해보려고 한다. 마지막은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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