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일생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 Mar 21. 2023

독일마트 포인트를 대하는 나의 적극성

독일마트 포인트는 나를 춤추게 한다.
포인트로 칼을 살 수 있다.

  올해 1월 말 내가 자주 가는 독일마트에서 포인트를 모으면 독일산 칼을, 그것도 독일 메이커의 칼을 포인트 55개만 있으면 좋은 칼을 2.99유로, 비싸야 3.99유로에 수 있다는 안내문이 마트 앞에 붙어 있었다. 물론 집에 칼이 있지만 나는 포인트를 열심히 모아 칼을 사고 싶었다. 심지어 칼집도 묵직하니 튼튼하고 좋아 보였다. 이때부터 독일마트 포인트를 열심히 모아보고자 하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마트에서 게산을 하려고 줄을 서 있으면 나말고도 "Punkt, bitte" (풍트, 비트)를 외치는 주부 9단 외국인들과 독일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점원에게 포인트를 달라고 하면 넉넉히 주기도 하는데 정말 금액만큼 포인트 스티커 수를 세서 주는 점원들이 많았다.

 

  처음 55개를 모은 날 나는 제일 큰 칼을 먼저 샀다. 포장까지 아주 튼튼하게 되어 있을 뿐더러 묵직하니 좋았다. 잘 모셔 둔 다음에 칼을 다 모으면 사용할 생각이었다.

  어찌나 포인트 인기가 남달랐는지 금세 마트에 포인트 종이가 없어 나는 심지어 포인트 종이를 그려서 점원에게 내밀었다. 나는 정말 이번 만큼은 포인트에 진심이었다.



빵 칼만 모으면 되는데 빵 칼만 없었다.
빵칼만 없었다. 드디어 하나 사고 어찌나 기뻤는지 사진을 찍었다.

  칼을 4개를 모으고나서 또 열심히 포인트를 55개 모았다. 이번에는 빵 칼을 사려 했으나 어찌나 칼의 인기가 좋은지 금새 없어졌다. 나는 독일인의 주식이 빵인지 잊고 있었다. 빵칼의 인기가 어찌나 높은지 이번에 새삼 느꼈다. 아무리 수시로 마트를 가도 빵칼은 금방 소진되어 있었다. 빵 칼 사기를 포기하고 칼집부터 사서 칼을 꽂아서 사용을 하던 차 드디어 포인트를 55개를 다 모아 마트를 갔다. 다른 칼들을 다 들어와 있는데 빵칼만 또 없었다. 너무 사람들이 많아 이날은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다음 날 사람들이 적은 시간대를 공략해서 마트에 갔다. 점원들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길래 독일어의 제2 접속법을 사용하면서 공손하게 나는 빵 칼이 언제 오는지 알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점원이 기다리라면서 창고에 가보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한 개를 빼서 가지고 와줬다. 나에게 지금 살 거냐고 해서 그렇다고 하서 그동안 모은 포인트 55개를 내밀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드디어 칼을 다 모았다고 점원에게 이야기를 하니 점원이 왜 그걸 나에게 말하냐는 표정이로 아. 알겠어. 라고 대답을 했다. 빵칼이 뭐라고 이렇게 신났는지 모른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드디어 빵칼을 샀다며 자랑을 했다.

드디어 칼을 다 모았다.

 물론 칼을 그냥 마트에 가서 사도 되지만 질 좋은 물건을 열심히 모아 포인트로 사면 생각보다 기분이 좋다. 나만 그럴 수 있지만 나름 성취감이 굉장히 크다.

  독일마트는 브랜드의 상품을 포인트를 모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 이를 활용해보면 좋다. 이왕 식재료를 사러 마트를 가야 하는데 마트에 가는 거 열심히 포인트를 모아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다른 마트에서는 포인트로 자전거 용품들을 살 수 있다.

  지금 다른 마트에서는 또 포인트를 모아 자전거 부속품을 살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금 자전거 부속품을 포인트로 살 수 있는 마트는 좀 걸어가야 하지만 자전거가 나의 주요 이동수단이자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는 우리 가족에겐 필요한 것들이 꽤 있어 열심히 포인트를 모으고 있다.


   나는 독일에 와서 포인트에 진심이 되어버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택배는 성공적으로 도착했다는데 나는 받지 못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