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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Mar 22. 2023

아침마다 김밥 마는 엄마

아침마다 김밥을 만다. 

  아이들이 점심으로 엄마표 도시락을 먹고 싶다는 요청으로 나는 흔쾌히 알았다고 하고 인터넷 샵에서 도시락통과 가방을 샀다. 그 덕분에 아침마다 따뜻한 밥을 짓고 있다. 

  처음에는 도시락 메뉴 고민을 하다 떡꼬치에서부터, 탕수육, 볶음밥, 치킨 닭다리 하나, 돈가스 등에 밑반찬으로 멸치를 그리고 제철 과일을 하나씩 넣어주다가 어느 날 김밥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미니김밥을 싸게 되었다. 사실 반찬고민이 있을 땐 김밥이 제일 좋다. 

  미니김밥에는 계란, 당근, 참치, 어묵 등이 들어가는데 아이들이 학교 급식으로 먹기가 좋았는지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 이후 나는 그날그날 조금씩 메뉴를 다르게 김밥을 싸고 있다. 김밥은 먹기도 편할뿐더러 맛도 좋다고 했다. 둘째는 옆에서 급식을 먹는 친구가 맛있어 보인다고 해서 김밥을 줬다며 한국 음식이라고 소개까지 했다고 했단다. 그 친구가 김밥이 정말 맛있다고 했단다. 

  사실 김밥을 재료 준비하랴 누룽지 만들랴 아침마다 물도 끓여서 보리차를 넣어주고 있으니 나의 아침은 그야말로 바쁘다. 덕분에 아침을 준비하는 나의 손이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비워진 도시락 통을 보면 행복하다. 

  나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 싹 비워져 있는 도시락 통을 설거지할 때가 행복하다. 아이들이 들어오면서 "엄마, 오늘 도시락 맛있었어."라고 칭찬까지 해주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아침의 엄마로서의 수고로움은 있지만 이 정도 수고로움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건강하게 나의 아이들이 내가 해준 음식을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아이들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김밥을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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