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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신 Dec 17. 2021

100세 시대, 라이프쉬프트(연재1)

100세 시대, 선(線)을 넘어야 살 수 있다

100세 인생, 라이프 쉬프트 (연재1)

     

- 머리말


남의 일로만 알았던 갑작스런 퇴직,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막상 회사를 나오자 모든 게 낯설다. 난생 처음 겪는 재무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누구도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퇴직할 무렵에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전파되던 때로 회사 스스로도 걱정이 많은 시기였고 제대로 된 송별 회식조차 할 수 없었다.

그동안 나를 든든하게 지켰던 회사 직급이나 브랜드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다. 50대 중반,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었는데 이번 퇴직으로 허리가 잘렸다는 느낌도 간간이 들었다. 

독자생존을 단단히 각오했지만 바깥세상은 먼저 나간 선배들의 말처럼 삭막하고 찬바람이 불었다. 회사에 들어갈 때보다 나올 때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것을 순간 직감했다. 

재직 시에는 내가 회사를 먹여 살리는 것 같았지만, 퇴직을 해서 집에 있어보니 그동안 회사가 나를 먹여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회사는 일터이자 놀이터였던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 존재감을 느끼고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어른들은 일을 통해서 관계에 참여하는 것이다.

자유와 안식을 은근 기대했지만 월급을 주는 곳도, 출근을 하는 곳도 없어지고 나니 우울감이 먼저 찾아왔다. 퇴직이라는 사건이 그동안 아무생각 없이 출퇴근하던 나의 영혼을  잠에서 흔들어 깨웠다. 퇴직을 전후해서 각 분야의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과 온라인에 친숙한 분들을 많이 만났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만날 때마다 매달려 끙끙대며 배웠으나, 새로운 것을 익히고 나면 또다시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곤 했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이 무풍지대에서 내가 아직 생존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유일한 것이었기에 배움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숱한 시도들과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껄 하는 부분들을 책으로 엮었다. 50대 이후 생애설계를 한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되돌아보는 것이고, 미래를 예측하고 알아맞히는 것이기도 하다. 

노후준비는 크게 재무적 준비와 비재무적 준비로 나눌 수 있고 전자는 일과 재무, 거주의 문제이고 후자는 건강, 여가, 가족과 사회참여의 문제이다.

우리는 지금 노인 빈곤률 OECD 1위, 자살률 세계 1위의 국가에 살고 있다. 은퇴자가 준비해야할 7대 생애설계영역은 일, 재무, 건강, 여가, 사회공헌, 가족, 사회적 관계이며 이 중에서 퇴직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일(직업)과 재무, 건강에 관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래의 은퇴자들이 퇴직 후 겪게 될 문제들과 생애설계 7대 영역, 특히 퇴직연금과 부동산, 펀드(ETF)투자 등 재무적 영역, 사회적 관계와 육체적·정신적 건강, 부록에서는 알고 나면 너무 좋은 핸드폰 사용법까지 다루었다.

또 새로운 지식이 매일 쏟아지는 시대에 프런티어가 되어 새로운 것을 먼저 흡수하고 멋진 라이프싸이클을 만들어 내고 있는 중장년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경제와 의술의 발달로 지난 50년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8년이 늘어났고, 지난 30년을 기준으로하면 17년이 늘었다. 이 같은 속도로 수명이 연장된다면 지금의 중년들에게 100세 시대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100세 시대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전례 없는 수명연장을 두고 혹자는 인류의 축복이자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하고, 혹자는 노후 연금과 경제력 부족을 걱정한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20~30년 수명이 늘어난 것은 보너스이지만, 그 만큼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더 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았다. 

1950년대에는 한 가정당 아이숫자가 6.3명이었지만 2020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은 0.84명이 되었다. 부모가 병들어 간병이 필요한 경우, 예전에는 6.3명의 자녀가 번갈아 돌봤지만 이제는 혼자(0.84명)서 모든 일을 접고 부모님을 돌봐야 한다. 역산하면 지난 70년간 자녀의 부모 부양의무는 7배나 무거워졌다. 이것이 오늘날 간병살인이란 말이 나온 배경이다.

현재 인구 10만 명당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은 46.6명으로 OECD 1위인데 주된 원인은 만성질병과 생활고, 외로움 등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사회에는 100세 시대의 롤모델이 없고, 90세, 100세를 넘긴 사람들은 자신이 이렇게 오랫동안 살 줄 몰랐다고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과거처럼 산다면 지금의 중장년도 나중에 똑같은 후회를 할 것이다. 



돈이 충분하다고 노후준비가 끝난 것도 아니다. 정보화 사회에서 대다수 정보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들어오지만 모두가 같은 혜택을 누리는 것도 아니다. 

최근 급격한 은행지점 폐쇄로 인터넷뱅킹에 취약한 노인들이 은행을 항의 방문하여 농성하였다는 뉴스가 있었다. 고령자들에게는 시대의 변화가 더 없이 불편하다. 자신들이 끌고 오던 변화의 수레바퀴에 스스로가 깔려버린 모습이다. 내가 ‘100세 인생’을 쓰면서 스마트폰 사용법을 꼭 넣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나도 처음에는 뒤처지기 싫어서 마지못해 스마트폰 기능을 배우는 수동적인 학생이었다. 그러나 내가 배운 것으로 스마트폰 강사가 되어보겠다고 마음을 바꾸었을 때 복잡하기만 했던 폰의 구성이 눈에 쏙쏙 들어오고 재미까지 더해졌다. 도중에 우리나라 최고의 스마트교육 강사, 정다혜 선생을 만난 것은 내게 행운이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세상은 이제 ‘정보 편집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때마침 카카오에서는 “카카오 뷰”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하였다. 이는 개인에게도 정보의 편집권한을 준 것으로, 전문성 있는 개인들이 관련된 보도자료나 신문기사, 블로그, 유튜브 자료를 모아서 이곳에서 보드(편집기사)를 발행하고 독자들이 평가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박종민작가 페이스북에서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지금 이대로를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 不亦悅乎)를 말하며 배우는 기쁨을 이야기하였지만 나는 요즘 배움이 주는 힘을 실감하고 있다. 배움은 오늘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내일을 예측하는 힘이 되기도 있다.

배움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책상머리 공부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존재하는 현장 공부이다. 전자는 논리적이지만 상대방이 없고, 후자는 치열하고 상대방이 있다. 나는 상대가 있는 후자의 공부를 더 선호하였다. 

그 동안 대학이나 회사에서 배웠던 단편적 지식들은 상대방도, 질문도 없는 죽은 공부였다. 삶의 현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동안 개인의 능력과 매력은 조금씩 쌓인다. 그러한

변화는 단시간에 오지 않기에 서둘러서도, 욕심을 부려서도 안 된다 

당장 퇴직계획이 없는 중장년이라고 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미래의 계획을 세우고 자기 속에 잠들어 있는 보석을 찾아서 후반기 인생에서 삶의 무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은퇴 후 ‘7대 생애설계영역’에 관한 조언을 주신 전국고용서비스협회 강신익교수님과, 미래 세대에 대한 통찰을 주신 박영준 전차관님, 일본의 전설적인 마케팅전문가들을 소개해준 서승범코치님(비상식적 성공법칙의 역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끝


- 이 글은 매주 연재됩니다.


작가 프로필 :

저서: 

처세의 인문학 (시소출판사 2021년)

하마터면 이런 것도 모르고 살 뻔 했다 (시소출판사 2020년)

공저 시집 : 우리집 어처구니는 시인(도서출판 샘문,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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