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Day 14]
“오늘 밤에 별똥별이 떨어질까요?”
“하나 떨어졌으면 좋겠다.”
“별똥별보면 소원 빌거에요?”
“음… 아기 건강하게 나와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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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가장 서쪽에 있는 작은 사막 도시 자이살메르.
여기서 지프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하고, 다시 낙타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더 들어가면 타르 사막(Thar Desert)이 나온다. 아주 조금만 더 가면 파키스탄 국경이 나오는 지역. 모래바닥에 담요 한 장깔고 침낭을 펴고 누우면 그게 내 침대가 되는 곳이다.
모래 안에 발을 묻고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해를 바라보다보니 금방 밤이 찾아오고 별이 떴다.
“오 방금 별똥별 떨어졌다. 봤어요?”
“봤어요! 우리 같은 하늘 보고 있었네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델 노래와 라라랜드 음악를 들으면서 밤하늘을 바라봤다. 영화적이었다. 하루종일 감성 깨는 말만 하던 아저씨도 ‘와, 좋다’ 감탄사만 연발했다.
‘가을철 별자리를 미리 공부해왔으면 재밌었을 뻔 했네.’라는 생각이 들 찰나, 누군가가 얘기했다.
“오늘 밤에 별똥별이 떨어질까요?”
그 말 한마디로 서로의 소원 말하기 시간이 시작됐다.
쏟아질 것처럼 밤하늘에 무수히 박혀있는 별을 보면서 누구는 내년 봄에 태어날 아기의 건강을, 누구는 새로 옮긴 직장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누구는 연애하게 해달라고, 또 누구는 비밀이라며 웃음만 지었다.
우리의 일상이 될 수 없는 낭만적인 순간에 마법같은 힘을 빌어 그렇게 소원들을 하나둘 빌었다.
침낭 안에서 뒤척이다가 새벽에 바람이 추워 저절로 눈이 떠졌다.
눈앞엔 천장이 없었다. 그냥 눈을 뜨면 별이 보이는 풍경.
소금처럼 별이 뿌려진 밤하늘이 있는 풍경이 거짓말 같았다.
문득 자기만의 낙타와 카메라를 갖는 꿈을 가지고 매일마다 별을 보며 잠드는 27살 낙타몰이꾼 수비아의 일상도 꽤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맨손으로 밀가루를 쳐대며 돌판에 짜파티를 구워주던 17살 로사의 소원도 궁금해졌다.
분명 우리들보다 이쁘면 이뻤지 더 못나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