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거북이와 강아지

by 햇쌀


집에서 파충류는 처음 사육해봤다. 반수생 보석 거북이다. 뒤통수 목덜미에 특이한 다이아몬드 문양이 있다. 처음 택배로 왔을 때, 오백 원짜리 동전 3개만 했던 놈이 7년 동안 손바닥만 하게 컸다.


별다른 소음을 내지 않아서 존재를 잊고 지내는 적이 많지만 잘 자란다. 이 짧은 경험으로 거북이를 반려동물로 키우기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엄연히 귀하게 대해야 할 생명체로 집 청소 등을 청결하게 해 주고, 햇볕도 잘 쬐어 주어야 한다. 한순간이나마 즐거우려면 감수해야 할 것이 있기 마련 아닌가.


파충류 중에서는 거북이가 가장 오래전부터 지구에 존재한 동물이라고 한다. 사실 모습이 비슷한 '거북이' '자라' ' 남생이'는 종은 같을지 몰라도 구분해서 불러야 마땅하다. 그런데 나는 어쩐지 남생이란 이름이 보석이보다 정겹게 다가와 요 녀석을 남생이라 부른다.


원래 두 마리 한쌍이었는데 입양한 지 3년 되던 해에 5백 원짜리 동전 2개만 했던 작은 등치의 보석이와 사별했다. 잊고 살다 부스럭 대거나 어쩌다 무슨 동기로 문득 떠오르면 밥을 듬뿍 주는 것만으로도 7년을 묵묵히 살아온 수명이 아주 긴 놈이다. 등갑의 용골과 무늬가 건재한 것으로 보아 비타민 D를 생성하는 햇볕이 충분한 것 같다.


후각이 예민한 강아지 녀석이 거북이 집을 기웃댄다. 순간 예상치 못한 거북이의 위험 상황이 떠올랐다.


"안돼. 너보다 엄청 형이야.. 아니.. 누난가?"


내가 들여다볼 땐 꿈쩍도 안 하던 남생이가 움짝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접촉하지 않고 누군가 내려다만 봐도 느껴지는 감각 같은 게 분명 있는가 싶다.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본능을 본 것 같았다. 수시로 그쪽을 염탐하려는 강아지. 작은 스트레스는 생존에 활력이 되기도 한다. 창가 화분 곁, 남생이의 권태가 깨질 것인가. 그의 집을 높은 곳으로 옮기려다 그냥 놔둬보기로 했다.


거북이처럼 수생에 강하다는 푸들이 느낀 감정은 무엇일까. 서로 어떤 교감을 했을까. 통 안에서 꿈적이는 물 속의 작은 생명체를 호기심 있게 들여다보는 강아지. 내가 전혀 느낄 수 없는 그들만의 교감이 꼭 있을 거 같다. 단단한 껍데기의 용골 무늬가 깊어진 것 같다. 보듬어 주고프다.


"남생아, 가족으로 잘 맞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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