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경보

by 햇쌀

한반도에 한파경보가 발효되었다. 창밖으로 함박눈이 쏟아진다. 강아지 목욕을 시켰다. 샴푸를 손바닥에 조금씩 일곱 번을 덜어 내어, 네 다리 목 배 얼굴로 나누어 따끈하고 미끈한 비눗물로 세심하게 씻겼다.

목욕을 마치고 타월 두 장으로 털의 물을 빨아 들였다. 전기로 따스한 바람을 일으켜 곱슬거리는 배냇털을 말려주었다.

​배 고프다는 신호를 보낸다. 건강백서(사료)를 주었더니 맛있게 먹는다.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다. 눈이 조용히 내리는 창안에서 말랑한 야구공을 굴리며 놀아주었다. 특별히 이보다 중요한 일은 없었다.

​조용히 눈이 내리기 시작한 가운데 혹한이 시작되었다. 한파경보에 대설주의보. 너라면 걱정 없어. 정인이처럼 입양도 안갈거야. 강아지가 얼굴을 들더니 맑은 눈으로 내 눈을 깊이 들여다 본다.

내일부터 한파가 절정에 이를 조짐이다. 수도꼭지가 얼어터지지 않도록 세탁실 수도관을 비닐로 덮어 주었다. 소리 없는 눈이 소리를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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