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놈의 시간

by 햇쌀

거실 한쪽을 크게 차지하던 피아노를 치우고 나니 메트로놈만 홀로 남았다. 허전한 마음에 오래전 시간에 대하여 쓴 글을 읽어보았다. 부끄러웠다. 내용은 비행기를 타고 독일 공항에 내리니 반나절의 시간을 벌었고, 돌아왔더니 잃었다는 아주 평범한 현상적 이야기였다. 무언가 시간에 대해 절대적이고 상대적으로 느꼈던 내가 빠져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문양은 어떤 모양일까? 무언가에 몰입한 시간은 비바체 처럼 빠르게 지나가니 점이나 직선일 것 같고, 눈 빠지게 기다리는 간절한 시간은 아주 느리게 흐르는 완만한 라르고 곡선이 아닐까.

곡선과 직선으로 끊임없이 요철로 이어진 산맥을 바라보면 마치 산의 능선 모양이 시간의 흐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외로운 짐승 한 마리가 지금 계곡에서 쉬고 있을 것 같고, 독수리 한 마리 정상에서 유유히 날고 있을 것 같다. 왜 언제나 혼자의 모습으로 그려질까. *

메트로놈(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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