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쌀 Dec 01. 2021

12월 아침에






12  아침이 밝았다. 12월은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달이다. 겨울 하면 가을에 익은 풍성한 곡식과 과실을 거두어들이고, 이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면서 다가올 봄을 준비하는 계절이라고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가을이 쏟아 놓은 낙엽만 보고 폐허를 거쳐 죽음과 같은 침묵을 떠올리는 우울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12월 아침에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새삼 겨울의 의미를, 슬픔 속에 배인 축복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굿모닝"

12월 첫 아침에

지난 달력을 뜯으며

환하게 웃는 얼굴로

12월에게 인사합니다

'첫'이 들어간 날들은 언제나

말할 수 없는 기대를 안겨 주었지요


"굿모닝"

12월이 화알짝 웃습니다

하얀 입김처럼

선명하고 따뜻하게

모든 일이 잘 풀리고 건강하시고

따스한 한 해로 마무리하시길 ...


언제나 1일은 소리 없이 와서

소복이 쌓이는 눈처럼

마음속에 소복소복 날짜를 쌓아 놓고

조용히 가지요

미리미리 해둘 걸 그랬습니다.



살아가는데 제일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것이

'이렇게 할걸'

'이렇게 했었더라면'

'이렇게 할 걸 이렇게 했구나'

와 같은 후회가 드는 것이라고 하더이다. 그중 가장 큰 후회를 생각해 봅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더라면 삶의 회로가 조금 달라졌을까요? 웃음이 나오는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고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야겠네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ㅡ 권정우





밤을 새워서라도 그녀가 하는 말을 들어줄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쓰다듬어 주리라. 욕정에 휘둘리지 않고 소중한 사람을 지켜 주리라. 열병을 앓으면서도 느린 연애를 할 것이다.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릴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매일 새롭게 태어나리라. 지상에 태어났지만 천상의 사랑을 주리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하고, 사랑이 주는 기쁨만을 누리고, 사랑이 끝난 뒤에 흙탕물처럼 밀려오는 슬픔을 온몸으로 맞이하리라. 살아가는 데 슬픔도 필요하다는 것을, 깊고 강렬한 슬픔을 견뎌야 고귀한 존재로 거듭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를 사랑했느냐고 묻는 그녀에게 사실대로 말해줄 것이다. 진심을 다해서 사랑했다고, 세상을 잃는다 해도 너만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네가 소중했다고, 너와 만날 수는 없지만 지금도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라고......


위 글은 산문처럼 보이는 산문시이다. 이런 글이 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사랑과 슬픔이 글 속에 서정적으로 녹아 있기때문.*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 여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