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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시안 Dec 23. 2022

밤의 기도

우물 같은 한해를 들어 올리다

팔목에 힘이 빠져 흔들거렸다

뒤뚱한 것이 손목인지 마음인지

반이 흘렀는데

다시 길어 올려야 할지

빈두레박을 내려야 할지

어느 밤은

우물에 빠진 시뻘건 달빛이

사람들의 마음을 길어 올렸다

그 마음은 빛나고 영롱해서

우물 안을 환하게 밝혔다

멈추어 있던 시간들이 빛을 따라

길어 올려지고 있었고

마음은 가장 뜨거운 달빛에

닿았다

모은 두 손은 뜨거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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