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우연히 <소설 영웅문>이라는 무협지를 한 권 읽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무협 영화를 자주 보던 버릇이 무협지를 읽으며 흥미를 유발했다. <소설 영웅문> 18권은 총 3부로 나눠져 있다. 그중 2부인 신조협려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고, 주인공인 양과를 보며, 대리 만족을 했다.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2부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남아 있다. 한 사람만을 지고지순 따르던 양과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성과 결혼한 남성을 증오하는 이막수의 사랑을 보며 왜 저렇게 집착할까라는 생각도 했다. 누군가는 <소설 영웅문>을 쓰레기 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무협 영화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양한 영상을 접하고 난 후의 <소설 영웅문>은 그야말로 몰입도가 최고였다.
소설에서 묘사하는 내용을 상상하기도 하고, 등장하는 인물의 우유부단한 성격이라든지, 내심 표현하지 못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유독 2부의 양과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 누구보다 한 여인을 사랑하는 올곧은 심성과 자유로운 행동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나 사랑이란 무엇인가에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토대로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해결책은 없었다. 그저 아이의 양육에 문제가 되었던 양육 방식만 고치고 싶었다. 너무 자유로운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적절한 사회 규칙과 인간이 살아가면 필요한 규칙과 규율을 적절히 교육하지 못했다. 왜일까. <소설 영웅문>이후에 독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절대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성격이다. 근거에 스스로 납득한다면 집요하게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행동한 나의 모습을 명확하게 근거로 제시하는 다양한 책을 2년 동안 만났다. 그래서 뇌과학과 심리 과학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도서를 접하며 과학이라는 분야가 우리가 모르는 분야에 질문을 던지고 실험을 통해 증명하는 방식이 성향과 잘 맞아떨어졌다.
인간의 지식 공유는 경험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심리 과학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질문을 토대로 새로운 아이디어로 비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면 기존 권위자들의 비난과 지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진리를 명백히 밝혀내는 결과가 발생하면 비난받던 이론은 어느새 우리의 삶에 자리를 잡게 된다.
백조만 알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블랙스완을 바라보며 진리는 항상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건 그만큼 리스크가 있고, 기존의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그 언행이 일치할 경우에 효과가 가장 크다. 타인에게는 이런저런 요구하며 자신은 행하지 않는 모습에서 우리는 배울 점이 없다. 흡사 "내가 말한 대로 행동하고, 내가 행동한 대로는 따라 하지 마라"라는 원리를 강요하는 듯하다. 위선자를 접하게 되면 비판력이 약한 아이들은 위선을 흉내 내지만 제대로 인지하는 성인은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어른의 모습을 본 아이는 아동기에 학습한 내용을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대치되지 않으며, 때로는 다음 세대로 전달되기도 한다. 그래서 부모의 언행일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독일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가 중요한 아이디어는 처음에 조롱거리가 되고, 그들에게 공격을 받으며, 결국에 가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독서와 글쓰기 문화는 우리가 평생 공부해야 할 영역이다. 말뿐인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 고통스럽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아이를 설득할 수 있는 기본은 부모의 행동에 달려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독서법을 익히고 글쓰기의 이론을 공부하여 표현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최근 심리학 분야를 깊게 공부하며 대중서보다는 전문 지식이 담긴 책을 읽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읽은 대중서의 내용이 전문 지식에 고스란히 나혼다. 물론 용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기반으로 다져진 실험의 내용을 보며 쾌감을 느끼고 있다.
과연 무협지 몇 권과 삼국지 게임을 즐기며 가끔 삼국지를 읽었던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주변에서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학습하는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책은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듯하다. 독서가 어려운가. 그렇다면 지금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영상을 참고하여 어떤 독서 방법을 택해야 할지 한번 알아보는 건 어떨까. 분명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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