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준원 May 30. 2020

지속 가능한 커플은 이것이 다르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인간은 다양한 사건을 경험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일은 대인 관계에서 비롯합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은 낯선 사람을 처음부터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판단 능력이 부족한 유아기를 제외하고 성인은 대부분 그렇습니다. 성인이 되고부터 그동안 배워온 소셜 스킬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호감이 발생하는 이성을 만나 첫눈에 반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그렇게 호감이 있는 관계가 아니었지만, 점차 이성으로 보이고 애정이 싹트곤 합니다. 낯선 사람도 자주 보면 초코파이 정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이죠. 보통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면 서로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합니다. 선물 공세를 퍼붓기도 하고, 이성이 좋아하는 행동을 애써 보이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호감을 얻기 위해서 서로 공통 관심사를 찾기 마련입니다.


처음 소개팅 장소에서 이성을 만나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곤 합니다. 같은 취미 생활과 즐겨 먹는 음식,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가치관이 일치하는지도 서로 알아가려고 합니다. 보통은 이렇게 공통 관심사가 맞으면 서로에게 호감이 싹트기 마련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거리감이 생기고 호감은 애정으로 바뀌지 않겠죠. 어느 정도 주요 관심사가 일치해야 애정의 다음 단계로 진입합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고자 연애를 시작하죠.


하지만 서로의 주된 관심사를 매번 지속하다 보면 어느덧 실증이 발생하는 시기가 발생합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서로에게 호감이 생기고 주된 관심사가 일치해도 그 일치된 행동을 지속하다 보면 큰 감흥을 얻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사랑이 변했다느니, 어쩜 나에게 그럴 수 있냐고 따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점차 서로 닮았던 취미 생활보다는 서로 다르다는 인식이 생기곤 합니다. 그렇게 1년 이상이 흐르면 초코파이를 나눠 먹는 정과 습관적으로 만나서 함께 보내는 시간을 조금은 지루해 할지도 모릅니다.


연애의 권태기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의견을 나누다 보면 고차원적인 대화가 발생하지만, 그렇게 서로 갈등을 해결하고 합의점에 도달하는 대화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서로의 장점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 모습에 반하여 나에게 적당한 사람이라는 편향이 생깁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편향의 다른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금방 연애가 식어가는 커플이 있는 반면에 정말 오래도록 서로 애정을 쌓아가는 커플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커플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오래가는 커플은 물론 공통 관심사가 존재하지만 서로 싫어하는 것이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은 좋아하는 무언가는 금세 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건 잘 변하지 않습니다.


즐겨 하는 게임도 금세 흥미를 잃고 다른 게임으로 바꾸듯이 인간은 열정을 쏟을 만한 무언가는 항상 변합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신념을 금세 바꾸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오래가는 커플은 서로 싫어하는 신념이 일치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시간 약속을 어기는 사람을 싫어한다'라는 신념이 같다면 서로에게 시간 약속에 대한 개념이 일치하여 약속 시간에 늦을 일이 서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과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좋지만 늦어도 괜찮아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처럼 좋아하는 건 자주 바뀌어도 서로 지지해 주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싫어하는 신념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상대방이 자주 보인다면 지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일들이 한두 번 쌓인다면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꼭 명심하세요. 처음부터 연애를 시작하며 공통된 취미 생활과 취향을 알아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오래 지속하려면 꼭 잘 변하지 않는 싫어하는 신념을 공유하고 공감해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과 맞는지 한번 따져보아야겠죠.


서로 싫어하는 신념이 같다면 오래 지속할 확률은 굉장히 올라갑니다. 이제부터라도 연애를 시작하고 서로의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면 오래 지속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지속가능한커플은이것이다르다 #신념 #심리학

이전 09화 복수심은 눈을 멀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