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삶이라.. 도대체 어떤 삶이 의미가 있을까요.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죠. 그 의미를 찾고 삶을 만들어가려면 우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려면 자신이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필수입니다. 행동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는 컴퓨터 게임이 재미있고, 그 게임을 하면서 성취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마지막 보스를 잡는 그 짧은 순간을 만끽하려고 기나긴 여정을 지나거든요.
이렇듯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언가 자신이 계획한 목표를 달성하는 그 순간에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여러 분야의 문을 두드려 봐야 합니다.
좋아하던 게임 만드는 일을 10여 년 하다 보니까 어느덧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날이 오더군요. '과연 내가 게임 프로그래밍이라는 일을 정말 좋아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매번 같은 업무의 반복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개발하면 항상 즐겁지 않았습니다. 출시가 임박하면 새벽 늦게까지 마무리 작업에 온 힘을 쏟으면 그만두고 싶기도 했으니까요.
제법 여러 번의 게임 출시 경험을 쌓고 해볼 만큼 해봤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더군요. 인생에서 큰 의미가 사라진 듯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공허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새로운 신기술이 나와도 새롭게 배워 써먹어볼 생각은 못 하고 그저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꼰대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like와 want의 차이점을 잘 모른다는 '어쩌다 어른'에서 김경일 교수의 강의를 듣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는 게임 개발을 좋아하지 않고 원했던 것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눈물의 원인이었습니다. 그토록 좋아한다고 생각했며 일했던 저의 직업의 가치관이 무너진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를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민하던 중에 취업 준비생들의 도움을 줄 수 있는 홈페이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 채로 말이죠.
그 후로 온라인 멘토링 '잇다'라는 곳에 가입하고 약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러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고 있습니다. 진짜 놀라운 건 첫 멘토를 해준 멘티가 제가 근무하는 건물의 바로 옆 건물의 회사에 입사를 했다는 점입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그 순간 저는 잊지 못할 인생의 방향을 찾은 듯했습니다.
'아.. 누군가를 돕는다는 일이 이렇게 가슴 뛰는 일이었구나'
물론 본 직업은 게임 프로그래머이지만, 누군가를 돕는 더 높은 목적을 지닌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는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온라인 멘토링이라서 글을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더군요.
글을 잘 쓰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렇게 꽤 시간이 흘러 꿈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하려면 우선 경험을 해봐야 하는데, 사람의 시간은 한정적이라서 간접 경험인 책을 읽으면 훨씬 가성비가 높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책을 한 권 주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던 40대 중년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죠. 30분도 채 읽지 못하고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 주제에 무슨 책이냐'라며 구매한 책을 덮고 한쪽 구석에 방치했습니다.
약 3개월 동안..
그러다 근무 환경이 바뀌고 출퇴근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매우 고통이었습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몇 페이지를 읽으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옛 기억을 떠올리며 책을 소화하고, 2주 만에 책을 한 권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 토요일에 8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블로그에 저의 생각과 책의 내용을 섞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의 첫 글이었죠.
그 뒤로 매년 100권의 책과 글을 쓰고 있는 호기심이 왕성한 중년이 되었습니다. 심리학이 궁금해서 읽다 보면 유전자의 설명에 궁금증이 생겨 생명공학으로 넘어가고, 생명공학을 읽다 보면 진화에 대한 설명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역사라는 분야로 이어지고, 역사를 보다 보면 전쟁사가 나오고.. 세계 대전, 근대사를 보면 어떻게 영국은 강력한 해군을 보유했는지 이유가 나옵니다. 주식회사 덕분이죠. 이러면.. 경제라는 깊은 수렁에 빠집니다.
이렇게 여러 분야에 호기심을 갖다 보면 다시 '인간의 심리'로 되돌아옵니다. 결국 이러한 모든 학문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포괄적인 내용으로 귀결됩니다. '아.. 모든 학문은 이렇게 다 연결이 되는구나'라는 인사이트를 얻고 어린애 마냥 좋아했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이렇듯 고통스러운 첫 발걸음으로 시작하여 자신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그 목적과 의미를 되새기지 않을까 싶네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 하는 일이 지겹다고 느껴진다면 다른 무언가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호기심으로 인생의 의미가 만들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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