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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준원 Jan 26. 2022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우리는 가끔 세상을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오만이다. 자신의 오만방자함을 인지하는 사람도 자신만큼은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인지 예상치 못한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으려고 몰두한다.


과연 어떤 모습이 어른스럽다고 해야 할까. <홀로서기 심리학>의 저자는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는 모습이 뛰어난 능력이며 '어른스러움'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과 통제 가능한 일을 구분하는 능력은 심리적 어른으로 성장하는 핵심 요소다.


<홀로서기 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의존하는 대표적인 것들을 알아보고, 감정 기복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관계 속에서 홀로 서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서는 마음 챙김의 의미와 구체적인 실천법을 담았다. 마음 챙김 엿보기 정도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홀로서기란 무엇인가


인생을 살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흔들리는 순간마다 자꾸만 무언가에 기대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들은 자신의 행복이 외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무척 부족하고 결핍된 존재이며, 그 결핍을 타인이나 세상이 채워 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인정욕구에 휘말려 지나치게 노력하고, 일에 매달려 자신을 잊은 채 혹사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청할 법도 한데 이러한 행동 자체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인 양 걱정한다. 자신이 아닌 외부의 존재에 따라 결정되는 행복이라면 과연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래서 홀로서기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홀로서기란 외부에 기대지 않는 태도이고, 행복의 주도권을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 가져오려는 노력이다. 내 마음을 잘 알고 다루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 바로 홀로서기이다.



타인에게 흔들리는 사람은 누군가가 충고를 건네면 경계 태세를 취한다. '나는 내가 제일 잘 안다'라고 믿기 때문이고, 누군가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행위 자체를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에는 자유롭고 싶은 마음과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 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관계를 통해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문제는 균형감을 잡지 못하고 한 극단으로 치우칠 경우다.


왜 누군가의 충고에 경계 태세를 취할까? 성숙하지 못한 어른은 약점도 정체성의 일부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정체성과 욕구는 다양하다. 타인의 충고로 '나'라는 정체성의 전체를 매도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래야 타인의 지나친 평가에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 타인의 평가는 아무리 타당하고 뼈아픈 지적일지라도 내 일부에 대한 것일 뿐, 전체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미명하에 자꾸만 마음의 성벽을 높게 쌓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 침범해 들어올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자신의 성 문을 열어도 성채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타인에게 제대로 의존하면 훨씬 강해지고 부드러워진다.



삶은 결코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인간이라면 타인의 충고에 마음의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불편한 감정을 처리하려고 그 위에 다른 감정을 덧씌우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덧씌워진 감정을 자신의 진짜 감정으로 착각한다. 그리고 감정을 회피한다면 점차 무감정 지대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부모의 비판에 분노를 느끼면 '후레자식'이라고 생각하며 분노를 감춘다. 슬픔을 표현하면 '나약한 짓'이라고 생각하고 슬픔을 감춘다. 하지만 제아무리 다른 감정으로 잘 포장하고, 애써 외면해도 진짜 감정은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 모습을 드러내고 만다.


감정은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 슬픔을 느낀다고 나약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슬픔에만 잠겨 있기를 선택하면 그제서야 나약한 사람이 된다. 그저 지금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면 나약함이 아니라 취약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래된 감정의 상처는 다루기가 힘들다. 우선 자신조차도 상처의 기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애써 외면하고 내면에 쌓아둔 기억은 인지 왜곡으로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처가 너무 아파서 감정이 요동치는 순간에도 어떻게 행동할지 선택권은 자신에게 있다. 자꾸만 비슷한 패턴으로 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면 아직 치유하지 못한 아픈 부분을 찾아봐야 한다. 상처를 치유하면 상대의 무례를 탓할 일도, 쓸데없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도 점차 줄어든다.


우리는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을 알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는 연습은 어색해한다. 타인이 자신을 좋지 않게 생각할까 봐 불안해하다가 어느 순간 타인의 눈치를 너무 보는 자신이 싫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실 타인의 시선은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통제 불능의 상황이다. 그래서 문제의 원인을 자신으로 돌리는 데 익숙하다. 자신에게 만족하기보다 끊임없이 평가하고, 부족함을 자책하며 감정의 통제감을 느낀다. 과연 이러한 인지 오류로 범벅된 자아가 진정한 홀로서기일까.



몸과 마음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


몸과 마음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 사실, 생각, 감정, 신체 감각, 행동 충동이 그 다섯 가지 요소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신체는 어떻게 변화했고, 어떤 행동을 하고 싶었는지 기록한다.


사실 인간은 자기만의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불행보다 모호함을 더 두려워하는 인간은 어떻게든 과거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만회하려고 한다. 인과관계를 내세워 세상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세계가 형성된다.


세상, 타인, 내가 하는 일들이 전부 내 뜻대로 이루어져야 정상이라는 믿을 버리지 않으면 가장 괴로운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이다. 마음을 통제하는 일은 자기가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한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행동이다. 즉, 내 마음을 통제한다는 뜻은 감정과 생각과 행동 충동을 있는 그대로 바라봄을 의미한다.


지금껏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나는 대체 누군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때 자기감정을 느끼고 읽는 훈련이 잘 안된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극도의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무력감을 예방하려면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력을 먼저 찬찬히 알아가보면 괜찮다. 감정을 다루는 어휘가 다양할수록 감정을 담는 그릇도 함께 늘어난다. 그리고 감정을 담는 그릇이 많아지면 진솔한 감정에 다가가기 쉬워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다루는 방법은 거의 배우지 못했다.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어른스럽다고 하지는 않는다. 어른이라면 감정과 행동을 확실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신나며,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굳게 마음먹으면 나에 대해 탐구하고, 원하는 삶을 계획하고, 나를 돌보며 살아갈 수 있다.



주도적인 삶을 살려면


부탁과 거절은 누구에게나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이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희생당할 것 같은 억울함 등이 함께 오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홀로서기란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겠다며 울타리를 높게 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자신의 약한 부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진짜 욕구를 찾아내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상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이다.


자신의 약점을 편안하게 대하고, 상대에게 자연스럽게 원하는 바를 부탁하는 사람은 대인 관계에서 날카롭고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적다. 진정으로 홀로서기 위해서는 부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부터 가져야 한다.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다. 인생은 혼자 오를 수밖에 없는 산행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힘내라고 응원해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길을 대신 걸어가 주진 못한다.


의존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만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가 나를 즐겁게 해 주고 행복하게 해 주기만을 기대한다.


우리는 생각을 사실이라고 믿으면서 각자의 세계에 갇힌 채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연이 아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우리 삶은 결국 자동으로 흘러가 버릴 것이다. 훗날 '이건 내가 살고 싶었던 인생이 아닌데'하고 후회해도 그 삶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싶다면 그 해답은 지금 현재 내 마음에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참고 도서 : 홀로서기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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