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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작아맘 Jul 26. 2024

키 작은 아들이 축구를 할 때

키 작은 아들 이야기

축구하는 아들


우리 아들은 키가 작다.


초등3학년 남학생 평균키가 139센티라고 하는데 우리 아들은 현재 116센티, 무려 23센티가 차이가 난다.


밖에 나가서 보면 아들키는 7살 8살 정도 아이들하고 비슷해 보인다. 


엄마 아빠 다 키가 작아 유전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또래보다 머리하나는 차이나는 아들의 키를 볼 때마다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입이 짧아서 밥도 잘 안 먹고, 영양제는 맛없다고 먹지도 않고, 매일 12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드는 아이였다.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면 라면, 햄버거, 치킨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간식은 마이쭈나 젤리라고 대답할 정도로 단 걸 좋아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키가 클려고 해도 클 수가 없는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런 아들이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엄마로서 사실 내심 너무 걱정이 되었다.


아들이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그 학교는 20명 남짓의 학생들만 있어서 아들이 키가 작다고 놀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아들이 축구학원에 가서 축구를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 아들이 그동안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작다고 놀림을 당하거나 왕따 당할까 봐 그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아들한테 한 학년 어린반에 가서 축구수업을 들을래라고 묻기도 했다. ^^;


하지만 아들은 또래반을 가겠다고 했고 너무나 감사하게 2년이 넘게 지금까지 축구학원을 너무 잘 다니고 있다.


언젠가 한번 축구학원에 아들 축구하는 거 구경 간 적이 있다.


역시나 우리 아들이 또래들보다 머리하나는 차이가 날 정도로 제일 작더라.


그리고 덩치 큰 친구들이 한번 밀치면 훅~ 날아가기도 했다.


우리 아들이 골키퍼를 할 순번이었는데 골대 앞에 서서 날아오는 공에 맞을까 공 잡기는커녕 도망을 가더라.


그런데.. 키는 제일 작아도 목소리 우렁찬 건 우리 아들이 최고였다.


축구가 끝나고 아들한테 물었다.


"행복아 친구들이 밀치거나 하면 기분이 어때? 친구들이랑 몸싸움하는 거 괜찮아?"


아들이 대답하길


"엄마, 축구는 몸으로만 하는 게 아니야. 나는 덩치는 작지만 발이 빨라서 다른 친구들이 못하는 걸 할 수 있어"


그러면서 학원에서 배운 발기술을 보여주었다. 


키가 작아서 놀림당하면 어쩌지 하는 나의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행복이는 비록 덩치는 작은 약점이 있지만 그 약점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덩치가 작아서 발이 빠른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근데 엄마인 나는 아들의 장점이 아니라 키가 작다는 단점만을 보고 있었던 거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나의 장점이 정말 많은데 나 또한 내가 못하는 것, 나의 단점에 집중해서 나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면서 살지 않았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아들이 키가 작음에도 쫄지 않고 당당하게 또래들과 축구를 하는 그 모습이 이제는 너무 멋지다.


그런 아들을 보며 배우고 또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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