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公薦)은 무엇일까?
많은 예비후보자들은 공천은 하늘에서 내려준다고 표현한다.
그 말은 즉 천운(天運)이 동반되어야 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당 선거구가 최종 5명만이 당선되는 지역구에서 같은 정당의 소속원중 출마를 결심한 사람이
10명이라 해도 분명 경쟁 정당에서도 후보자를 내기 때문에 30명이 당선을 위해 경쟁하게 되는데 최종적으로 정당 이름을 달고 본 후보가 되기 위해선 바로 이 공천을 받아야 간판을 달고 정당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5인이 당선되는 선거구에선 최소 3명 이상을 당선시키는 것이 각 정당의 입장에선 의회 운영이나 지역구 관리 및 연계적인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선거에 유리하기 때문에 3명의 후보자들에게 공천을 주어 1-가, 1-나, 1-다 식으로 기호를 달아 출마를 시킨다.
반대로 상대 진영에서도 2-가, 2-나, 2-다 후보자가 나오고 진보진영에서도 후보자가 나오면 결론적으론 최종 선거는 7~8명이서 다섯 개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거기다 해당 정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들 중에서는 분노를 표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기 때문에 경쟁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정 정당이 우세한 지역의 경우는 무소속 후보의 반란이 별다른 영향은 없으나, 정당 간 박빙인 지역구의 경우 정당 후보자와 그 정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분노를 무소속이란 카드를 들고 출마하여 집안 표를 깎아먹으며 엄한 경쟁 정당의 후보자가 당선돼버린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변수중에 하나이기도하다.
반면 체급이 높고 당선인이 최종 1명뿐인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과 같은 기초단체장 선거는 다르다.
아무리 특정 정당의 완벽한 득세 지역이라도 무소속을 쉽게 볼 대상이 아니다. 애초에 무소속인 후보가 있는 반면 공천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해당 정당을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우는 아무리 정당 간판을 달았다 할지라도 무소속을 상대로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
1 대 1 대결은 항상 반대파가 있기 때문이다.
똑같이 최종적으로 1명만 당선되는 도지사, 광역시장은 정당의 막강한 지원을 받아 당의 네임드가 당선의 히든 키라면 기초단체장의 경우는 얼마나 지역에 영향력을 가졌는지, 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는지에 따라 당과 관계없이 인물만으로 당선되기 때문이다.
1년 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의 득세 지역인 전남(시·군) 지역구에서 여러 가지 사유로 민주당 공천 대상자 중 일부를 아예 컷오프를 한 것에 대해 해당 후보자들은 집단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연대로 출마하여 무려 22개 시·군에서 7명의 기초단체장(시장·군수)에 당선 되버린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에서 말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그러한 과정이 아닌 이제 막 스타트한 출마 예정자에 불과하다. 지금은 당선이 우선이 아니라 공천이 우선이기 때문에 무조건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것이 최선이다.
출마 예정자들은 예비후보가 되기 전까지 쉴 새 없이 발로 뛰어야 한다. 그 이유는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고 인지도를 높여야만 공천 받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정지역들은 '공천이 곧 당선'이기 때문에 본선 거보다 공천 경쟁이 과열되어 같은 정당 사람들끼리 피가 터지는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흔히 '돈 봉투'들이 난무하고 이런저런 물품들을 살포하며 뉴스거리가 되는 이유기도하다.
집안싸움이 무서운 것은 지금은 경쟁자지만 과거엔 한솥밥을 먹던 전우 관계들이라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안다는 점을 이용해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방식이 야비할 정도다.
공천 경쟁 과정에서 상대 진영보다 내부에서의 공격이 과할 정도인 장면들이 자주 목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