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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a Sep 21. 2016

맨손으로 철거하기(2)

40대 철없는 중년부부의  무모한 서울 입성기


 첫 번째. 지하실 구조물 철거하기


나무로만 세 개의 방이 만들어져 있던 지하실은 묵직한 빠루 하나로 철거가 가능해 보였습니다.

나무와 나무 틈새를 벌려 분리하고 벽을 헐고 문틀을 떼내고 합판 사이사이 단열재로 사용된 스티로폼들을 낱낱이 분리를 하였습니다.

전기패널이 깔린 바닥은 생각보다 단단히 설치가 되어있어 힘이 많이 들었으나 결국은 해체를 하였습니다..




  빠루와 망치 하나만으로 김춘삼 씨와 오봉자 씨는 지하실 구조물 철거를 끝을 낼 수 있었습니다.

철거의 주인공인 빠루와 횡하게 비워진 지하실









철거 후 나온 폐목들-각목과 합판-은 썩지 않아 쓸 수 있는 것들을 따로 분리하여 못을 모두 빼고 차곡히 정리하였다. 앞으로 진행될 인테리어 공사에 요긴히 사용될 수 있을 듯합니다.


   







철거후 폐목에서 나온 못들을 분리하여 모아두었습니다. 이것 역시 앞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어지럽게 쌓인 스티로폼도 크기별로 잘 묶어 놓으니 부피가 적어졌습니다..










철거업체에 철거를 의뢰할 경우엔 인건비와 쓰레기 처리비까지 함께 부담하게 되므로 이 정도 공사를 직접 손으로 하고 나니  많은 비용을 줄일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쓰레기를 처리하는 부분도 직접 찾아서 해야 하므로 번거롭고 힘들지만 한번 알아두면 앞으로 많은 경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므로 의뢰하지 않고 직접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던 겁니다.




두 번째, 지하실 벽면 도배지 제거하기



지하실의 또 다른 문제는 벽면이었습니다. 수년 전 주인 할머니 내외가 거주하시다 비우신 이후로 문을 닫아둔 채 오래 방치해 놓아 곰팡이와 악취, 습기가 심했습니다.

겹겹이 바른 도배지위로 시커먼 곰팡이가 무늬처럼 지하실 전면에 도포된  상태이었습니다.

먼저 대여섯 겹이 되어있는 두꺼운 벽지들을 먼저  뜯어내고 락스를 물에 풀어 벽지 위에 발라 불린 후에 남은 벽지들을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벗겨낸 도배지는 모두 폐지로 재활용 가능하므로 쓰레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노끈으로 잘 묶어 내놓으면 수거를 해 가십니다. 





세 번째, 1층 다세대주택 철거하기


건평이 16평 남짓이어서 작은 점포 하나와 방두 칸 다세대 주택으로 되어있는 1층을 김춘삼 씨 부부는 모두 터서 가게로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다세대 주택의 벽을 허물어야겠기에 김춘삼 씨 부부는 구청과 건축사 사무실을 오가며 철거의 비용과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확장공사의 사례를 심심찮게 보아왔던 터라 그다지 어렵지 않게 생각한 것이 김춘삼 씨 부부의 무모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구청과 건축사 사무실을 전전하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김춘삼 씨가 구입한 건물은 연와조 식으로 요즘의 철근콘크리트조 건물과는 달리 건물의 하중을 받고 있는 벽이 철근이 없이 벽돌로 쌓인 건물입니다. 게다가 20여 년 전 준공한 이 건물은 당시에  구청에 보관된 도면도 없었습니다.

연와 조식의 건물은  허물게 되면 상층부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할 가능성이 있는 , 그래서 벽을 헐어 확장을 할 수 없는 건물이었습니다. 


-굳이 확장을 하여야 할 경우엔 철근으로 보강을  따로 해서 거의 새로 짓다시피 해야 허가가 나는 경우입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고 안전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은행에 방을 모두 터서 가게로 쓸 거라는 큰소리를 쳐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주 난감해졌습니다.

며칠 지하실 철거로 온몸이 지친 상태로 김춘삼 씨 부부는 다시 곤궁에 빠졌습니다.


" 아. 이번 건물은 왜 이렇게 문제 되는 게 많아요? "

낙천적이던 오봉자 씨도 점차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사를 하기도 전 어려운 일이 자꾸 생기는 것이 걱정입니다.


진퇴양난이라는 것은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1층의 벽을 모두 터서 전체를 하나의 점포로 쓸 수 없게 된 김춘삼 씨 부부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벽체를 남겨둔 상태로 임대 가능한 방의 형태를 없애어 은행의 대출을 원활히 진행해야 할 것.

두 번째. 벽체를 남겨둔 상태로 공간을 활용하여 1층 전체를 영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


그렇게 김춘삼 씨와 오봉자 씨는 곰팡이 투성이 지하실 철거를 끝내자마자  방 두 개와 점포 하나의 철거를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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