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들릴듯 말듯 낮은 목소리..
설겆이를 하다 얼른수도를 잠그고 뒤를돌아본다.
"네~~"
" @_&÷_#-#-&-&-@-~"
잘 들리지 않는다.
고무장갑을 얼른 벗고 뛰어나간다..
"네..손님."
멋쩍은듯 그녀는 머무거리는게 식사를 하러 온것은 아닌것같다.
"뭐 필요하세요?"
허리를낮추며 그녀를 바라본다.
"저....나가기 싫어서 그러는데 소주 한병만 파세요."
아... 날카로운 알콜냄새가 내 코 끝을 찌른다.
"네?..아....네."
빠른 손놀림으로 차가운 초록병을 냉장고에서 꺼내든다..
"저기....."
우물거리는 내 손에 그녀는 얼른 삼천원을 올려놓는다..
당황하며 천원을 돌려주려자 그녀는 무언의 눈짓으로 내 의사를 거절한다.
-이곳은 슈퍼가 아니다...그녀도 그걸 알고 있다.
불안한 미소..
"검은 비닐..."
"아..네"
눈치없는 나에게 실망하며 또 허둥댄다.
커다란 까만비닐에 그녀 손에 쥐어진 초록병을
얼른 받아 감싸 전해준다..
"고맙습니다"
한마디와 어색한 웃음을 뒤로한채 그녀는 사뿐히 사라졌다.
오후3시
어정쩡한 시간 중국집에 술을 사러 와야만 했던 그녀의 불편한 모습뒤로 알수없는 애연함이 남았다.
그녀의 가슴속 우물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들이 담겨있을까
어느 정신과 의사가 진료중에
"선생님.. 저는 왜 자꾸 눈물이나지요."
라는 환자에게
"눈물이 이제 가득 차서 흘러 넘치는 거지요."라고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아픈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