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워낸 애니메이션] 쏘스윗 외 22인

작가와 공동 집필

by 쏘스윗

늘 홀로 어둠 속에서 세상을 향해 외쳤다.

어느 누가 듣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고, 꼭 들어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그러나 어딘가에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심정으로 외쳤다.


그렇게 시작한 나만의 ‘대나무 숲’으로 쓰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오랜 기간 위로가 되는 글을 보며, 내 안의 마음들을 쏟아내며, 나를 살려갔다.

우연히 치키 작가님의 ‘독서토론’ 게시글을 보게 되었고, 그 덕분에 전자책 출판사 ‘작가와’의 오픈채팅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로부터 벌써 1년이 조금 지났다. 나는 그곳에서 많은 작가님들과 함께 ‘작가’가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부족하단 생각에 ‘작가’라는 호칭이 쑥스러웠지만, 매주 함께 책을 읽고 그 질문에 생각을 써내다 보니, 어느새 작가라는 호칭이 내게도 자연스러워졌다.


내가 18번째 도서로 참여했던 ‘앤 라모트‘의 [쓰기의 감각]의 독서토론 2주 차 날, ‘내가 생각하는 작가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말한 답이 떠오른다. 그때, 나는 제일 먼저, ‘작가와’에 와서 알게 된 한 작가님을 떠올렸었다. 그리고 나는 과연 그 ‘작가’라는 이름에 걸맞은 사람인가도 고민했었다. 그 작가님은 깊고 통찰력 있는 생각들을 늘 멋들어진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분이셨다. 책의 기승전결도 완벽했다. 내 느낌대로 그분은 그곳에서 가장 먼저 ‘파트너작가’ 타이틀을 달아내셨다.


그렇다면 나는 ‘작가’라는 호칭에 부끄럽지 않은가?

글을 쓴다고 다 작가가 아니지 않나, 등단을 하지 않았다면 왠지 작가라는 소개에 자신이 없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떤 위대한 작가들도, 나와 같은 시간이 없던 사람은 없었으리라.

아직 많이 서툰 문장들과 표현력이지만, 나는 그 ‘작가’라는 호칭에 걸맞도록 계속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결국 내가 결론 내린 ‘작가’란,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 자신만의 문체를 끊임없이 가다듬어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1년 만에, 내가 당당히 ‘내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아직도 쑥스러운 호칭이지만, 작가 쏘스윗이 발제하고, 원고를 쓰고, 교정교열 편집을 하고, 표지, 삽화를 그리고 디자인하여 출판유통신청을 한, 나의 첫 책이다.


1년 전부터 몇 권의 공동 집필에 아주 조금씩 참여하다가, 올봄쯤에 내가 함께 쓰고 싶은 주제로 공동 집필 주제 제안을 하였고, 많은 분들이 동참하여 글을 적어내주셨다. 올해, 유난히 힘들게 보낸 나의 여름이라, 잊고 지냈던 그 책의 질문을 가을에서야 답을 써낼 수 있었고, 겨울 내내 정성껏 편집하고 삽화를 그렸다.

이 책을 쓰면서, 편집하면서, 그리면서- 참으로 행복했다. 어쩌면 지금 이 힘든 1년의 시간에 이 책을 만들게 된 것은 꼭 내가 지은 그 제목처럼, ‘나를 키워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 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나를 살려내야 할 시간‘을 만들어 내라고. 계속 병원을 오며 다시 긴긴 싸움을 시작하는 지금의 상황에 이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또 13년 전의 나처럼 울면서 더딘 시간 속에 갇혀 나를 갉아먹고만 있지 않았을까.


애초에 ‘어린이날’ 출간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기에 대신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출간을 하고자 애썼다. 겨우 시간 내 완성해 냈고, 오래 기다려주신 작가님들께 선물처럼 출간을 알렸다.


그런데 하필 출간신청 마지막 과정에서 상황이 크리스마스이브 전날 꼬여버렸고, 크리스마스 전 출간을 뱉어놓은 상황이라, 검사를 받는 중간중간 정신없이 문제를 해결하려 애썼다. 결국 집에 와서 늦게까지 시도해 보다가 기진맥진 진이 빠져 잠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겨우 문제를 해결하고, 크리스마스 전 출간은 어렵겠구나 속상해하며 잘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톡을 확인하는데 내가 이곳에서 가장 ‘작가’답다고 생각한 그 작가님이 정성 어린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셨다.


그 진심 어린 마음에, 다정한 문장에,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히 병원에 다니며, 정신없이 작업을 해며, 홀로 정말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는 아직 깊이 단단해지지는 못했었나 보다. 작가님의 따스한 말을 통해, 내가 살아온 순간이, 내 진심들이, 어쩌면 정말 세상에 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미래가 어떻든, 이제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고 나니, 기적처럼 그날 오후, 책이 출간되었다.


정말,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있나 보다. 아니, 내가 그러고자 애썼기에 이뤄지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기적 같은 행복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에도, 그 다다음날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


다른 작가님들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드리고 싶었는데, 오히려 내게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다. 내가 쓴 원고에, 이런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 많은 등장인물들보다도 내게 이 만화를 의미 있게 한 것은 바로, ‘카드들’이다. 수많은 카드가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고 위험에 빠트리기도 했지만 체리의 요술봉에 의해 안전히 카드에 들어가고 나면, 또 다른 카드들의 안정을 위해 가끔씩 봉인 해제되며 자신의 힘을 발휘하여 체리를 돕기도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카드가 있다.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던, 그 카드. 바로 빛 ‘라이트’ 카드다. 라이트 카드는 체리의 마음 안에 있었다. 그래서 어둠 ‘다크’ 카드가 온 세상을 집어삼켰을 때 체리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어떤 고난과 역경은 늘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다가올 것이다. 그것은 삶을 파괴하고 나를 잃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고난과 역경은 결국 나로 하여금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또 다른 무기를 만들어 내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힘든 순간이 있다면 내 마음의 요술봉을 떠올리며 기도한다. 나에게 지혜를 달라고, 나에게 용기를 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빌고 눈을 뜨면 날개가 활짝 펼쳐진 별의 요술봉이 세상을 환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 힘듦에게 외친다.

“너의 본모습으로 돌아가라! 크로우카~드!”

나를 흔드는 무언가를 만나면, 있는 그대로를 직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그것까지 나에게 깨닫게 한 나의 체리.

아직도 오프닝 곡의 시작 부분, 그 전주가 들려오면 마음이 콩닥거린다. “딴단단~ 단단단~ 딴단 따라라다라단단단단단단단, 따다다단~흠~”

‘세상의 알 수 없는 이유로 잦은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 [카드캡터 체리]



그러니, 이제는 두려워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 것들을 하자.

13년 전과는 달라진 내가, 내 안의 빛을 밝혀가자.


어린 시절의 내가 그렇게 씩씩하게 자랐던 것처럼.

그 기억을 잃지 말고 나를 지켜내라고

그렇게 나를 키워내라고.



[작가와 공동집필] 나를 키워낸 애니메이션_ 쏘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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