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 대표상품: 예산회의록 분석의 한계를 넘어③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
마부작침 대표상품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 마지막 편이다. 어렵게 시작하고 또 이어가면서 3년째 해왔다. 올해 새롭게 구성될 21대 국회의 첫 예산 심사, 2021년 예산회의록 분석도 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는 20대 국회와 비교 가능하니 이 또한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지난 2편에서 거론했듯 예산안의 전체를 분석해 비판하진 못하더라도 말이다.
● 업계 평가 참 좋은 기사!
<2018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은 2018년 1월 이달의 기자상과 방송기자상, 2018년 BJC 1분기 보도상, 그리고 올해의 방송기자상까지 4개의 상을 받았다. <2019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도 2019년에 똑같은 상 4개에다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의 올해의 데이터 기반 탐사보도상까지 받았다. 이 정도면 가히 기자상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셈.(실은 한국기자상을 못 받아서 그랜드슬램이라기엔 조금 걸리지만 이런 건 넘어가자!) 상 많이 받았다고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안 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그만큼 언론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저 상들의 심사위원이 주로 전현직 언론인과 학자들이니 그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2019년 보도를 심사할 때는 "매년 다뤄온 주제인데 매번 상을 줄 것이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했다. 타당한 지적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건 심사하는 분들의 선택.
2020년 보도는 어떨까. <2020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 방송리포트 2편과 웹 기사 4편을 이미 보도했고 인터랙티브 기사 1편은 2월 중 출고 목표로 진행 중이다. 아쉬운 부분이 이번에도 적지 않으나 전년 보도와 양적, 질적으로 크게 차이 나진 않는다. 3년 연속 수상은 무리일 수도, 혹은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받으면 감사하고 못 받으면 '3년 연속은 부담스러웠겠군' 하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
● 인남모 같은 예산회의록 분석
*인남모: 인기 없는 남자들 모임
문제는 이런 업계 말고는 (크게)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독자들이 여간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 주제이자 소재다. 내가 내는 세금으로 이뤄진 막대한 혈세의 산물. 특히 이를 국회의원들이 (전부는 당연히 아니지만 일부라도) 법과 원칙을 어겨가면서, 불법과 편법을 넘나들며 제 지역에 유리한 사업들을 편성하는 식으로 그것도 드러나지 않게 깜깜이로 심사하고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이다. 매년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만 제재도 없고 개선도 없고 그저 시스템의 일부인 양 돌아가는 걸 지적하고 비판하는 건 언론의 책무 중 하나다. 여기 대해 부정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다만,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하더라도, 아무리 의미가 있더라도 재미 없으면 안 본다.
이런 예산심사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를,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해, 두루뭉실하게 말고 딱 적시해 보도했다. 장문의 기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더 짧게 쪼개서 다량의 기사를 내 보는 시도도 해 봤고, 방송리포트 말고 다른 방식의(일종의 병맛)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큰 호응 없는 건 다르지 않았다. 인기 없는 사람들은 왜 인기가 없을까. 인기가 없으니까 인기가 없다고 할까;;; 이름 콕 찍어 보도한 의원들은 '움찔' 한 듯했지만 거기서 그쳤다고 할까.
● 뭇 기사의 한계라 해도... 살리고 싶다!
사실은 상당수 기사가 그렇다. 내가 볼 때 의미 있고 중요한 기사라고 해서 독자들까지 그렇게 생각하라는 건 강요이자 공급자의 시각. 또 기사 한 편, 시리즈 한 편으로 제도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진 않는다. 그런 걸 머리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다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이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계산하게 되는 거다. 출고 이후 수시간, 길어야 하루인 통상 기사의 유통 시한이 아니라 오랫동안 찾아볼 수 있는 기사를 쓰자, 고 다짐하고 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썰렁한 조회수나 반응을 볼 때면 조금 상심하게 된다. 이번 3편에서 말하고 싶던 한계는 그런 것이다.
이전에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 때도 그랬는데 데이터 저널리즘팀에서도 늘 하는 고민이다. 어쨌거나 기사의 보람은 더 많은 이들이 읽고 보고 공감하고 의견 내고 그걸 바탕으로 조금씩 변화가 이뤄지는 것에서 찾게 마련인데, 데이터저널리즘팀 기사가 가성비는 떨어진다 해도 이 보람을 추구하는 데서 벗어날 수는 없다. 살리고 싶다! 살려야 한다!!
● 노력, 노오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애증의 국회 예산회의록 분석. 2020 심사를 앞두고도 고민했다. 계속해야 하나, 비슷하게 해야 하나,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나,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이 읽도록 '낚을' 수 있을까. 사후 분석에 앞서 미리 예고 및 경고를 하자는 취지로 2019년 10월 22일 대통령 시정연설을 계기로 예고 및 경고성 기사를 먼저 썼고(저희 이번에도 예산심사 분석합니다! 똑바로 하세요!) 12월 10일 예산안 통과 이후 한 번 더 썼다.(이번에도 바뀌지 않았다 등등) 기획재정부의 예산안 작성 단계를 어떻게든 들여다보기 위해 사후 분석이지만 각 부처 제출한 예산안과 기재부 정리 예산안과 국회 심사 이후 예산안을 비교해보는 작업도 했다. 전년과는 조금 다르게 노력했던 것. 그럼에도 노력이 부족했다고 자평한다.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 2020년 10월 말이면 다시 2021 예산안 심사가 시작될 것이다. 아마 그즈음에 또 숱한 고민과 검토와 주저함과 함께 가성비 등을 따져가면서도 조금은 버전업한 <2021 국회 예산회의록 보도>를 준비하지 않을까. 왠지 그럴 것 같다. 노오오오력을 더 해야한다.
한편 <2019 국회 예산회의록 분석>을 전후해 좀 더 시민이 원하는 기사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려는 시도는 해 왔더랬다. 다음 편부터는 그러다 벌어진 시행착오를 하나씩 풀어가 보겠다.(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