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는 제가 팟캐스트 '북적북적'에 올리는 책 낭독의 소개글을 쭉 올려왔던 공간입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에 몸 담던 시절엔 관련 글도 써봤는데 주로는 북적북적이었습니다. 북적북적은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만, 그 외에 스브스프리미엄이라는 지식구독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혼자 하는 건 물론 아니고 여럿이 함께 합니다.) 방송기자연합회에서 발간하는 격월간지 '방송기자' 요청으로 스프에 대한 글을 썼던 게 문득 생각나 여기에 옮깁니다. 2월에 썼던 거라 시차는 좀 있습니다.
2022년 11월 14일, SBS 창사 32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SBS가 처음으로 구독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작지만 새로운 플랫폼 – 스브스 프리미엄, 스프를 선보인 날이기도 합니다. SBS 역사에 스프는 어떻게 기록될까요. 성과를 논하기엔 매우 부족하지만, 시행착오를 ‘컨트리뷰트contribute’하기엔 적당해 보이는 시간, 2월 21일로 딱 출범 100일을 채웠습니다.
스프란 무엇인가
스프는 SBS, 스브스에서 만든 프리미엄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독플랫폼입니다. 그 콘텐츠에 ‘지식 뉴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뉴스스프링, 뉴스쉽, 마부뉴스처럼 뉴스와 흡사해 보이는 것들과 인싸이팅, 스토브리그, 예언자들, 개척자들처럼 좀 달라 보이는 것들이 공존합니다. 수의사들에게 반려동물 상담을 받거나 서로의 생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도 갖췄네요. 귀로 듣는 오디오 스프, MZ 맞춤형 팟캐스트 '티키타카'도 더했고 탐사보도 원자료와 공직자 재산 내역을 정리, 공개하는 데이터 탐사 포털의 성격도 지녔습니다. 퀴즈로 시작해 설문으로 마무리하는 차별화된 형식도 내세웠습니다. 뉴스인가, 지식인가, 혹은 포털인가, 커뮤니티인가? 이 모든 물음에 “그렇다”라고 할 수 있는 게 지금 스프입니다. 애초 기획과 시도들은 성공적이냐? 질문에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긍정도 부정도 아님)로 답하는 게 옳겠습니다.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답이 더 분명해질 듯합니다.
스프와 컨트리뷰터
스프를 만드는 이들을 셰프(Chef)가 아니라 ‘컨트리뷰터contributor’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줄임말이 마땅찮다는 것을 제하면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스프는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지식 콘텐츠를 나누는(contribute) 곳, 카이스트와 고려대, 극지연구소, 뉴욕타임스, 뉴스페퍼민트 같은 다양한 기관, 단체와 협력 중이고, 수의사와 경제 전문가, 정치 분석가, 인플루언서 등이 참여하며 SBS의 전문기자, 중견기자들도 컨트리뷰터로 변신했습니다.
우선 지식 뉴스 25종, 팟캐스트 5종, 커뮤니티 4종을 기본 서비스로 갖췄습니다. 이슈의 맥락을 읽는 재미 〈뉴스쉽〉, 글로벌 이슈 인물을 직접 인터뷰하는 〈글로벌 인사이트〉, 과학자들과 함께 미리 미래를 엿보는 〈예언자들〉, 명품 칼럼과 명품 해설의 콜라보 〈스프 X NYT〉, 더 깊은 사람 이야기를 전하는 〈그 사람〉, 대한민국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 〈마부작침〉 등. 그간 SBS가 보여줬던 프리미엄 콘텐츠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새롭게 기획한 코너물들이 풍성하게 버무려졌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스프를 찬찬히 뒤져보시다 보면 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 스프를 만들었을까
대세를 따라가는 걸까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늦기 전에 시도해 보는 것이란 답이 정확하겠습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상징하는 구독의 시대에서 레거시 미디어는, 특히 방송사는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요. 한때 유행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한번 뒤처지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미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상이 아니라 텍스트 중심의 콘텐츠로 구독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부터가 새로운 시도이자 모험이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이 상당 기간 준비와 노력이 필요했고 막상 궤도에 올라타니 쉽게 내릴 수도 없게 됐습니다. 매일매일 하나하나의 콘텐츠를 작성하고 편집하고 발행하고 편성하고 발송하고 또 기획하고 준비하고 홍보하고 새로 시작하고… 이런 과정이 쌓여 역사이자, 미래가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스프를 휘젓습니다.
스프의 목표는
“100만 구독자로 골든 스프 달성!” 이런 거라면 좋겠지만 현실엔 없습니다. 우선은 독자 플랫폼으로 일정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일까요. 스프 컨트리뷰터마다 10만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갖추고 각각의 팬덤을 만드는 것일까요. 스브스가 만든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쓰는 걸까요. 스프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콘텐츠의 범람 속에, 프리미엄 지식 콘텐츠를 꾸역꾸역 만들어 독자들과 나누는 걸 당면 목표로 하겠습니다. 함께 지식 콘텐츠를 나누는 컨트리뷰터와 독자의 교류 속에 스프 월드가 더욱 알차고 풍성해지는 것 또한 그려보겠습니다. 내년 이맘때쯤엔 스프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혹은 스프의 성공 레시피를 배워보자, 정도의 제목으로 다시 기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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