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직원 한 명이 다른 부서 팀장에게 야단을 맞고 있었다.
무슨일인지 천천히 다가갔다. 팀원은 잘못이 없어 보였다. 타 팀원의 실수를 우리 팀 팀원에게 뒤집어씌우려는 듯했다.
보다 못한 나는 다른 부서 팀장에게 한마디 했다.
“저희가 잘 못 한게 아니에요.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다른 부서 팀장은 깜짝 놀랐다. 감히 자신의 의견에 토를 다는 사람이 있다는 게 당황스러웠나 보다. 그런 후 모두가 모여 있던 그 자리를 다급히 떠났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우리 팀 팀장이 나를 불렀다.
“네가 할 말은 있었겠지만 제대로 파악하고 이야기한 거야? 타 부서 사람들이 다 있는데 그 앞에서 타 팀장한테 그런 태도를 하면 어떡하니? 당장 가서 사과해.”
팀장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한마디에 오늘 하루의 기분이 정해져 버렸다.
밥맛이 사라지고 숨이 조여오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모든 상황이 불공평했고 억울했고, 무엇보다 이해받지 못한 채 혼자였다는 것이 아팠다.
내 직속 상사 팀장은 내가 연차를 올릴 때마다 한마디씩 했다.
“또 써? 맨날 연차 사용하는 것 같아. 이번에는 무슨 일이야?“
"부모님 모시고 대학병원 진료가 있어서요."
"아 ~그래. 부모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본인도 낳아주신 부모님이 계시면서 왜 저렇게 얘기할까?’
이상한 억지를 부리는 그를 보며 속에서 올라오는 화를 삭혔다.
또 하루는 몸이 안좋아서 연차를 사용한다고 보고를 했다. 팀장은 바로 나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
”너 혹시 암 걸린 거 아니냐?“
너무 쉽게 던진 말이지만 나는 하루를 마무리 할때까지 그 말을 품고 있었다.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았다.
처음 팀장과 함께 일할때가 생각난다. 내가 맡은 일마다 잘한다고 인정해주고 칭찬해줬던 사람이다. 인정 받은 만큼 난 더 열심히 일했고, 팀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아 야근을 하며 일했지만 공은 모두 팀장에게 돌아갔다. 결국 상사의 칭찬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팀장과의 관계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계는 더 이상 회복되지 않았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잘했어‘를 먹고 자란다. 잘해서 칭찬을 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나약함이 아니라 사람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생존 방식이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종종 그 욕구가 약점이 되고, 무기가 되어 나를 찌르기도 한다.
그래서 상처 받을 이유가 충분하다. 그리고 그건 너무나 당연한 감정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기준을 만들었다.
상사가 한 말은 사실인가?
단지 그의 감정일 뿐인가?
내가 동의 하는가?
그들의 말이 나를 흔들 수는 있지만, 나를 정의할 수는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지 그건 내가 제일 잘안다.
우리는 하루에 수십 번 상사의 말에 반응하며 산다. 그렇다면 최소한 한 번쯤은 나의 노력에도 응답해줘야 한다.
오늘도 최선을 다했구나.
이만큼 노력하고 있구나.
나만큼은 나의 노력을 알아줘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하는 그 인정의 말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중요한 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려도 내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상사의 말 한 마디에 무너지던 나는 어느덧 더 날카롭고모진말을 들어도 끄떡없는 단단한 내가 되었다.
상사의 말은 상사의 말일 뿐,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 어떤 말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오늘 하루 기억해 보자.
내 마음의 힘은 그들의 말보다 더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