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내가 도파민에 절여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 숏폼...?
그게 아니다.
완성과 성취의 도파민에 절여진 사람
나는 가끔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병동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그리운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병원에서 일할 때 진짜 말도 안 되는 업무의 양이나 강도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일하는 팀원끼리 힘을 모아서 그 일을 완수했던 순간이다!
그때 정말 엄청난 도파민이 뇌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다.
가령 말도 안 되게 많은 신환이라던가, 수술 환자라던가, 응급 상황이 터졌을 때.
그 모든 걸 실수 없이 끝내고 나서 퇴근할 때의 그 기분!!
진짜 도파민으로 뇌가 절여지는 기분이다. 마치 꿀에 절인 대추처럼 말이다.
마치 어릴 때 내가 좋아하던 햄버거 게임을 하는 기분이다.
그 게임에서는 손님들이 몰려와서 다 다른 종류의 햄버거를 요구하는데
손님들의 요구에 맞춰서 햄버거를 빠르게 내어줘야 되는 게임이다.
마구 쌓인 주문을 하나하나 순서대로 완료하다 보면 그 순간이 재미있어서 난 그 게임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현재 엄청나게 많은 일을 벌이고 있다.
원래 보건교사로서의 일과
2개의 방과 후 보건 수업과 3개의 연구회, 3개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 보건교사 연수 준비 그리고 대학원 논문까지.
게다가 간호학과에 가려는 고3 학생들이 면접을 봐달라고 와서 요새 면접까지 봐주고 있다.
정말 나는 24시간을 엄청 쪼개어 쓰는 거 같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다.
근데 나에게 주어진 미션들을 '햄버거 게임처럼' 우선순위를 정하고 차근차근하다 보면
하나를 끝내고 났을 때 엄청난 도파민이 나온다.
나의 뇌의 보상중추는 이 도파민에 절여져 자꾸 더 많은 일을 하게 만들고
나를 움직이게 하고 나에게 무언가를 끝내게 만든다.
이 브런치 작가도 마찬가지다.
아는 선생님께서 브런치 작가를 시작하셨다고 해서
수요일 밤에 침대에 누워서 글 하나를 써서 보냈다.
그러고 나서 찾아봤는데 떨어진 사람도 많고
나는 블로그나 다른 SNS도 연동하지 않아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주말에 넷플릭스 보면서 우연히 클릭한 메일함에 메일이 와 있었다.
금요일 오후에 왔는데 일이 바빠서 확인도 못하고 있다가
토요일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확인했다.
메일을 확인하자마자 기어코 나에게 또 도파민이 나왔다.
원래 기대하지 않았는데 무언가 이루어진 순간에 도파민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도박과 내기에 사람들이 중독되고 나에게 밀당하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법이다.
지금 쓰는 글은 그래서 쓰는 글이다.
내친김에, 나의 필명도 정해봤다.
쏘담쏘담.
나의 애칭은 쏘이기 때문에 나를 담는다는 뜻도 있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것처럼 내 이야기를 쏘담쏘담한다는 뜻도 있고
내 글이 누군가를 쓰담쓰담하는 것처럼 쏘담쏘담 위로해줬으면 한다는 뜻도 있다.
나는 항상 스레드에 친구공개로 매일매일 일기처럼 글을 적곤 했었는데
이제는 이곳에 나의 정제된 생각을 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