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 나에게 남긴 것들
드디어 논문을 끝냈다.
2025년의 가장 큰 성취라면 독립과 논문이다.
대학원에 입학한 지 10년 만에 수료에서 졸업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독립도 나를 키우고 나를 풍성하게 해 주었지만
논문도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1. 3월의 나와 12월의 나는 완전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같은 논문을 봐도 이해도가 다르고
같은 통계를 10번 돌린 덕분에
내 논문뿐만 아니라 타인의 논문도 더 잘 이해되고 의미 있는 언어로 들린다.
문헌고찰을 하면서 봤던 논문을 논의를 쓰면서 다시 봤는데
같은 논문이라도 다르게 보이는 것을 보며, 그사이 성장한 나를 느낄 수 있어 기뻤다.
2.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교수님께 혼도 나며 정말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내고
내가 마침내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것이다.
지치기도 했고, 괴롭기도 했고,
울기도 했고, 아프기도 했지만
무언가를 성취한 경험은 나에게
앞으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준다.
무언가를 완성해 본 경험은 앞으로 삶에서 마주할 그 어떤 파도 앞에서도
나를 지탱해 주는 단단한 뿌리가 될 것이다.
3. 내가 아는 나의 석사 학위
한 교수님이 말했다.
"승진할 것도 아닌데 왜 논문을 쓰냐고."
하지만 내가 알고 있다.
석사 수료가 아니라 졸업이라는 것을.
내 논문이 riss에 올라간다는 것을.
남들이 보기엔 작은 성취일지라도
그 사실이 나의 자존감을 높인다.
4. 강사카드에 앞으로 석사 한 줄, 논문 한 줄 더 쓸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
강의를 나갈 때마다 못내 석사가 수료라서
학력에 학사만 썼던 것이 아쉬웠었는데
그 한 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5. 똑같은 논문이 국내 어디에도 없고 국외에도 없고 학생대상 논문이라
나의 논문은 보건교육학적 가치가 큰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외 논문이 많이 없어서 논문을 쓸 때 고생했지만
그만큼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학교를 옮기면서 그전 학교에서는 왜 이런 질병이 많이 없었는데
이 학교는 이런 질병이 많을까? 에서 시작한 학문적 호기심은 나의 연구의 원동력이었다.
내가 관심 있는 주제가 없을 때와 있을 때의 나의 몰입과 동기 자체가 달랐던 것 같다.
내가 해보고 싶던 주제, 내가 관심 있는 분야라서
통계를 돌리기 전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결과를 빨리 돌리고 싶어서 신이 났었던 것 같다.
내 논문을 받은 후배가
선배님 논문 설명력이 높으시네요?라고 말했다.
회귀분석에서 종속변수를 설명하는 변수들의 설명력이 45.1%가 나왔다.
나는 내 논문이 설명력이 그렇게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뿌듯했다.
사실 누군가의 말처럼
이 석사 학위가
내 인생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안다.
끝까지 해낸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시간은 충분히 값지다.
이렇게 쌓아간 나의 성취들이 모여서
현재와 미래의 나를 만들 것이라 믿어
나는 내가 자랑스럽고
나는 내가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