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스더씨가 만든 노래, 일곱 번째
그래서 나는 웃기로 했어
너의 말들이 내게 떨어지네
그래서 나는 웃기로 했어
네 물음들이 나를 두드리네
언제부터였을까 작은 방에 갇힌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모든 게 두려워진 건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또옥
너의 말들이 내게 떨어지네
어떻게 지내니 마음은 괜찮니
어떻게 지내니 마음은 괜찮니
시간을 돌아보네 아픈 계절을 걸어
나를 들여다보네 거기 나는 없었어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네 물음들이 나를 두드리네
너의 인사가 나를 두드리네
그래서 나는 웃기로 했어
문을 열고 너를 마주하네
그래서 나는 웃기로 했어
내민 손 위로 내 손을 얹네
"어떻게 지내세요?"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의 인사가 나를 깨웠다.
십여 년 전 입사하여 꽤 오랫동안 근무했던 곳은 이주배경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데였다. 이주의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일들을 했었는데 나는 특히 북한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살게 된 청소년들을 많이 만났다. 청소년들을 만나다 보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날을 헤아리지 못한 사이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첫 만남에서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가진 십 대 중후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만 존재했는데 어느 사이에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 저녁을 사주는 성인이 되어 있다. 종알종알 자신의 고민과 이야기를 털어놓는 아이들이었는데 어느 날부턴가는 나에게 안부를 묻고 귀를 기울이는 친구가 되어 등장한다.
회사를 그만둘 즈음이었다. 조금만 지혜로웠다면 진작에 정리를 했겠지만 어리석은 나는 버티고 버티다가 죽기 직전에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퇴사를 결정했다. 결론을 내렸을 땐 이미 속은 시커멓게 타고 얼굴은 누렇게 떠 있었다. 딱 그즈음이었다. 열여덟의 앳된 소년이 이십 대 중후반의 사회인이 되어 방문을 했다. 두런두런 자신의 근황을 전하다가 나의 상태를 알아차리고는 물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냐고, 어떻게 지내냐고 물음을 던졌다. 꽁꽁 닫혔던 마음의 방을 두드리는 따뜻한 문장이었다. 후회와 자책으로 오랜 시간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게 해 주는 마법의 주문이었다.
회상하면 지금도 눈을 감게 되는 아찔한 날들이었으나 녀석의 따뜻한 목소리는 물방울처럼 나에게 또옥 또옥 떨어졌다. 진심을 담아 묻는 안부는 마음을 똑똑 두드렸다. 그리하여 그 이야기에 멜로디를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