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을 소재로 한 광고
최근 영화 ‘토르:라그나로크’를 보고 영웅이라는 존재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천둥을일으키는 능력이나 분신술과 같은 특별한 힘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는 소명을 다하는 의식이야말로 영웅을 범인과 다른 인간으로 만드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오늘은 영웅을 소재로 한 광고들을 살펴 볼게요!
흑인 슈퍼맨, 여자 헐크..?
유럽의 작은 국가 벨기에는 다문화, 다인종의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4-50대의 백인 남성들이라고 하는데요.
Think outside the box before you fill it in
벨기에 선거 광고입니다. ‘고정관념을 깨라.’라는 관용어구 카피지만 직역을 해 보면 ‘상자를 채우기 전에 상자밖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라.’라는 의미인데요. 영웅들에게 가지고 있는 성별, 인종 등의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시각으로 후보를 받아 들이라는 뜻이겠죠? 다양함을 가진 의회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는 뜻을 여자 헐크, 흑인 슈퍼맨, 앞을 보지 못하는 배트맨 등 고정관념을 깬 영웅들의 모습을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려 10년이 넘게 지난 광고라고 하니, 최근 벨기에의 상황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어 보이네요.
끔찍하지만 일어나고 있는 현실
When a hero doesn’t act like one, others should.
‘영웅이 영웅답게 행동하지 않는다면,다른 이들이 행동해야 한다.’
‘SOS 어린이 마을’이라는 비정부국제개발기구의 광고입니다. 이 단체에서는 아동 양육 및 자립을 목적으로 134개국 이상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광고 캠페인은 코스타리카에서 아동 학대 반대를 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슈퍼맨, 원더우먼, 헐크와 같은 영웅의 역할을 해야 하는 부모가 오히려 아동성 학대라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속옷을 내린 영웅의 하반신만을 통해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는데요. 밝은 색감과 분위기와는 달리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이죠? 광고 하단에 명시된 ‘아동 성 학대의 85%는 집에서 발생한다.’는 팩트를 텍스트로 명시함으로써 아동 학대 방지의 필요성을 뇌리에 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웅은 가까이에 있다, 바로 당신
Superheroes don’t exist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에서 진행한 인권 보호 공익 광고입니다. 멋지게 나는 슈퍼맨, 위험 물질을 막는 원더우먼을 자세히 보면 배경에 숨어 있는 와이어와 사람들이 영웅의 역할을 대신 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죠. ‘슈퍼히어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카피와 함께 영웅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당신만이 인간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네요. 멋진 영웅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환상을 깰 수 있는 광고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영웅의 등장을 기다리기보다는 당신이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엠네스티 인터네셔널의 미션을 정확히 살려 낸 광고입니다. 깔끔한 단색의 배경과 영웅의 조화도 비주얼적으로 큰 주목을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웅은 영웅인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비주얼..?
불룩 튀어 나온 뱃살과 신문을 향한 시선이 우리가 실제로 출근길마다 많이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일치하며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의 복장은 전혀 평범하지 않죠. 영웅의 복장이 시선을 강탈하고 있는데요.
Let the other superheroes wrestle with traffic.
LA 지하철의 광고입니다. 온갖 문제를 해결해 주는 영웅이 지하철에 타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LA 지하철과 함께 통근한다면 복잡한 통근 문제는 영웅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교통 문제와의 씨름은 다른 영웅에게 맡기세요.’라는 이 카피에서 ‘영웅’은 바로 지하철이 되겠죠?
느린 신호가 영웅을 방해한다!
Viasat이라는 미국 통신 장비 업체의 광고입니다. 위기의 순간에 ‘신호 없음’의장애물 때문에 토르의 망치가 막히고, 떨어지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돌진하고 있는 슈퍼맨이 부딪히고 마네요. 순간 정지 화면을 ‘No siginal’이라는표시가 장면에 직접 등장하는 장애물과 같이 표현하여 스토리의 진행에 방해를 한다는 느낌을 재치 있게 연출했네요.
Viasat에서 진행한 재미 있는 광고 하나 더 소개해 드릴게요.
이 광고 속 장면, 인물의 구도와 자세가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몇 년 전 러시아의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Murad Osman이 여자친구와 세계 여행을 하며 손을 잡고 찍은 사진들이 화제가 되어 많은 연인들의 패러디 사진 컨셉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Viasat에서도 이 컨셉을 패러디하여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Win a trip to your favourite movie’s location
‘해리포터’, ‘300’, ‘아멜리에’. 이 영화들 모두 각각 영국, 그리스, 프랑스라는 특정한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 그것도 꿈과 낭만이 가득한 유럽 국가들로요. 영화의 주인공들은 오스만의 여자친구처럼 직접 손을 잡고 있지는 않고 리모컨으로 시청자와 연결되고 있습니다. Viasat을 통해 영화를 시청하고 그 영화의 배경으로 갈 수 있는 이벤트에 참여하라는 광고인데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최신 이슈에 딱 맞게 표현한 광고로 보입니다.
오늘 글의 첫머리에서 말씀 드렸던 영웅의 정의는 오늘 살펴 본 대부분의 광고들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영웅은한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힘이나 능력의 문제보다는 그 힘을 어떻게 쓰는지의 목적으로 정의될 수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광고에서도 팔목에서 초강력 거미줄 대신 피가 나와 헌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영웅의 모습을 심플하지만 강렬하게 표현해 냈네요. 다음주에도 더 멋진 광고들과 함께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