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천장이 우니까 내 마음도 울어
언어재활사가 놀이치료사가 아동발달연구소를 함께 개원하다.
언어재활사: 언어와 관련된 장애를 진단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
놀이치료사: 놀이라는 매체를 통해 아동의 정서 및 발달을 돕는 사람.
아동발달연구소: 정서 및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의 발달을 위해 연구하고 재활하는 기관으로 아동과 부모님이 함께 내원함.
연구소를 오픈하고 그 과정을 브런치에 담아보려 했는데, 글을 옮기다 보니 점점 글쓰기가 싫어지고.... 게을러지고.. 그거 아세요? 브런치에서 글이 안 올라오면 꾸준히 쓰는 것이 더 좋다고 알람이 울린답니다. 제 마음속에서 글 작성에 대한 부채감이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2025년 새해를 맞이하여 동업자가 열심히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나 또한, 열심히 살아보자 하고 다시 노트북을 켰다. 다만, 주제는 바꿔서.
7월에 연구소를 개원하며 우리에게 가장 큰 시련은 바로 '누수'였다.
2024년 여름에 대한 기억은 '비' 밖에 없을 정도로 정말 시원하지도 않은 비가 자주도 내렸다. 습하고 찝찝한데 다행히도 나는 차를 가지고 출근을 했고, 건물은 fcu 에어컨이 잘 가동되는 곳이라 축축한 시간이 길지 않았다. 다들 바짓단이 젖고 세찬 비에 머리가 떡져도 주차장 to 주차장인 나는 항상 뽀송했다는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 준비를 위해 치료실을 정리하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왜 바닥이 빛나지?
내 치료실의 구조를 설명하자면 일단 네모에서 한 면은 통창으로 아주 크고 멋진 창이 공원을 향해 있다. 그리고 그 창문 아래에는 2단짜리 장난감 서랍장 6개가 죽 늘어서있고 바닥엔 푹신한 매트가 깔려있다. 그 옆에는 학생책상 4개가 있어서 가구가 많지만 좁아 보이는 방은 아니다. 그런데 그 바닥에서 빛이 났다. 여름이었고 흐린 날이어서 햇빛은 아닌데 왜 깨끗하다는 느낌이 들까? 하며 한 발짝 내딛는데. 앗 - 양말이.. 젖었다...?
매트에 생긴 웅덩이가 시력 나쁜 나의 눈엔 빛나고 깨끗해 보였던 것이다.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고 나의 뇌가 상황을 파악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동업자에게 소리를 질러서 사건에 대해 알리고 얼마 남지 않은 치료시간 전까지 복구를 하기 위해 관리실에 연락을 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당직 근무하는 관리실 직원이 없었다. 우리의 임대인은 외국에 거주하고 있어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오직 우리 둘 뿐.
당장 10시 치료에 올 보호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여 취소하고 일정 변경을 했다. 다들 잘 이해해 주셨지만 사장으로서 체면이 많이 구겨졌다. 깔끔하고 세련된 곳에서 멋지게 치료를 하는 내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자존심이 팍 상했다. 동업자는 '사장이 되면 고상하게 일할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며 휴지로 매트를 박박 닦았고 나는 젖은 양말로 매트를 들어 올려 물걸레질을 했다. 그러나 도저히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여서 결국 다른 작은 방에서 모든 치료를 진행했다.
몇 시간 뒤, 연락을 받은 관리실 직원들이 와서 상황을 확인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다.' '주말이라 확인을 할 수 없다.' '모른다.' '알 수 없다.' '월요일에 확인해봐야 한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떠나버렸다. 옆 칸 상가들은 비가 안 샌다는데 왜 하필 우리만..? 그런데 보강? 작업도 해주지 않고 떠나세요? 결국 다음 날(일요일)도 상가에 들러서 누수를 확인하며 다시 생길 누수에 대비해야 했다. 이때의 감정을 생각하면 슬펐고 속상했고 당장 이 상가를 떠나버리고 싶다!라고 하며 분노의 5단계를 느꼈었다.
주말이 지나고 시공사와 연락해서 일을 해결한 뒤, 더 이상 새지 않을 것이다라는 확답을 받고 나서야 나는 누수라는 악몽에서 깰 수 있었다. 실제로 누수관련된 꿈도 며칠 동안이나 꾸었다.
그런데 2024년은 '비'가 주말마다 왔다. 누수에 대한 공포와 불안, 두려움도 모두 사라져 갈 무렵. 주말 출근을 했는데 또 바닥에서 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