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숨 쉬게 하다.

덜 함이 주는 여유

by 전작가



한때 나의 좌우명은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였다.

어쩌면 이건 주문에 가까웠는지도 모른다. 나는 늘 이 말을 숨 가쁘게 되뇌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후회할 일은 없어.”


그 말이 주는 힘은 강력했다. 나의 모든 순간을 꼿꼿하게 세워주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후회 없는 삶을 꿈꾸며 달려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은 어딘가 모르게 옹색해졌다. 숨 막히듯 이어지는 완벽을 향한 질주 속에서 나는 자꾸만 지쳐갔다. 귀에선 ’ 실패하면 안 된다 ‘는 목소리가 윙윙거렸고, 혹시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매 순간 발목을 잡았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 어느샌가 ’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다 ‘는 섬뜩한 협박처럼 들려왔다. 늘 ’ 부족함은 곧 실패‘라는 공포가 가득했다. 스스로를 몰아붙일수록, 마음은 점점 더 작아지고 메말라갔다.


결국 나는 용기를 잃어버렸다.

새로운 것을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도전이라는 단어 앞에서 주춤거리기 일쑤였고, 가능성이 낮다 싶으면 애초에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텅 빈 도화지 앞에서 그림을 망칠까 봐 붓조차 들지 못하는 사람처럼...


사람들은 나를 성실하고 빈틈없는 사람이라 했지만, 정작 내 안에는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 겁쟁이‘라는 낙인이 깊게 새겨졌다. 내가 쌓아 올린 견고함의 탑은 사실 두려움으로 지어진 감옥이었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이제는 시간도, 경제도 한결 자유로운데, 정작 내 마음은 스스로 만든 ’ 완벽이라는 비좁은 틀’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 활짝 열려 있어도, 그 문턱을 넘을 용기조차 내지 못하는 내 모습이 문득 안쓰러웠다.


그래서 나는 이제 다르게 살기로 했다.

“적당히, 80%만 하자.”


굳이 100%를 향해 전력 질주하다 지쳐 쓰러질 필요는 없다.

그 허망한 목표에 매달리느라, 내 앞을 스쳐가는 수많은 기회와 곁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완벽하려 애쓸 필요도 없다.


그러니 적당히 해도 충분히 괜찮다.

80%의 여유 속에서 기꺼이 주위를 돌아보고, 그동안 놓쳤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할 것이다.


나는 이제 안다.

100%의 완벽보다, 80%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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