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 이직일기 4

EP04: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직시장

by 솜솜

솔직히 내가 뭘 원하는지 갈피가 잡히자마자 모든 것들이 다 술술 풀리고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나 자신 스스로 조금은 방향성을 잡았다는 것에 뿌듯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더 솔직히 말하자면, 뿌듯함과 희망보다 더 간절히 원했던 건 당시 회사 사람들에게 "나 퇴사한다!!"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뛰쳐나가는 것... 내가 이직을 안 해서 그렇지 못하는 게 아니라고, 이 회사가 아니라도 나 받아주는 곳 많다고 괜스레 티 내고 싶은 마음. 허나 이 과정에서 내가 한 가지 간과한 점이 몇 가지 있었단 걸 깨닫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단 2024년 중순부터 꾸준히 수많은 대기업에서 사람들을 많이 잘랐고, 그래서 조금 괜찮다 싶은 공고가 뜨면 하루도 채 안되어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원서를 내서 경쟁률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져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눈을 낮춰 지원하기엔, 비록 지금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한 신세였지만 현재 회사의 월급이 용납하지 않았다.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연봉을 깎고 옮기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리스크가 너무 컸다.


사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회사가 딱 두 군데뿐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뭔 배짱인가 싶지만, 지금 회사가 싫다는 이유로 또 다른 마음에 안 드는 회사로 도피하는 건 죽기보다도 더 싫었다. 하루하루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경험은 20대 때로 족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일단 챗지피티를 활용해 보기로 했다. 내가 관심 있는 회사의 채용 공고 링크를 복붙 하고, 이 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데 링크드인에서 추천 좀 해줄래?라고 물어보았다.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비슷한 사람들의 이름을 계속해서 띄워주었고, 그중 가장 나와 커리어가 비슷하고 연차가 조금 더 높은 사람들을 뽑아서 링크드인으로 메시지를 일일이 보냈다.


15분만 내어줍쇼, 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레쥬메와 함께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중에 우연찮게 그 공고를 띄운 하이어링 매니저한테서 리크루터랑 연결시켜 주겠다고 답이 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그리고 정말 거짓말처럼 리크루터 스크리닝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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